건설 원자잿값 급등·인건비 상승·고금리 여파
전국 민간 아파트 분양가 5개월 연속 상승세

사진은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의 모습.
사진은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의 모습.

[정재원 기자]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청약 열기가 달아오르면서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가 대대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 이후 청약 경쟁률이 치솟고 있다. 서울 평균 청약 경쟁률이 6배 상승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서울에는 13개 단지, 1,334가구(일반분양 기준)가 공급됐다. 청약에 9만198명이 몰려 평균 67.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평균 청약 경쟁률 10.9대 1보다 6배 이상 높은 경쟁률이다. 지난해 1년간 6,707가구 공급에 7만3,081명이 신청했다. 청약 수요가 몰린 것은 향후 분양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예상 분양가보다 실제 분양가 상승했다. 1순위 청약에서 468가구 모집에 3만7,024명이 신청한 ‘래미안 라그란데’의 올해 초 예상 분양가는 3.3㎡당 3,000만~3,100만 원 선이었는데, 실제 3.3㎡당 3,285만 원에 공급됐다. 앞서 지난 4월 인근에 공급된 ‘휘경자이디센시아’가 3.3㎡당 2,930만 원으로도 흥행에 성공하면서 분양가를 더 높인 것으로 보인다. 내달 공급을 앞둔 '이문아이파크자이' 분양가는 3.3㎡당 3,500만 원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국 민간아파트 분양가격이 5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7월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격은 3.3㎡당 1,626만 원을 기록했다. 지난 6월(1,622만 원)보다 0.26%, 전년 동월 대비 11.86% 상승한 것이다. HUG의 평균 분양가격은 공표 직전 12개월 동안 분양보증서가 발급된 민간 분양 사업장을 대상으로 조사한다.

지역별로 서울이 3.3㎡당 3,193만7,500만 원으로 3,200만 원에 육박한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13.16% 올랐다. 수도권은 2,251만 원으로, 전월(2,259만 원) 대비 0.32% 하락했다. 대신 지방이 전월보다 1% 오른 1,333만 원을 기록했다.

건설원자재값 급등과 인건비 상승, 고금리 등으로 공사비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게 건설업계의 설명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 원자잿값이 급등했고, 고금리 여파에 인건비 상승 등이 겹치면서 공사비가 전반적으로 많이 올랐다"며 "분양가 상승을 최대한 억제하려고 해도 이미 한계 상황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집계한 6월 기준 건설공사비지수는 2020년 119에서 2021년 131, 지난해 146, 올해 151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건설공사비지수는 공사에 들어가는 건설자재와 노무비, 장비비 등 직접 공사비를 가공한 지표다.

실제 시멘트 공급업체인 쌍용C&E와 성신양회는 7월분부터 t당 시멘트 가격을 11만9,600원으로 14.1% 인상했다. 지난 1년 전(7만5,000원) 대비 59.4% 상승했다.

또 정부의 대대적인 규제 완화도 분양가 상승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지난 1월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를 뺀 전국을 투기과열지구·분양가상한제지역 등 규제지역을 대거 해제했다. 여기에 분양권 전매 제한 완화 조치와 중도금대출 한도도 기존 9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완화했다.

전문가들은 원자재값 급등 등으로 인해 당분간 분양가 추가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원자잿값과 인건비 상승, 고금리 기조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 등으로 영향으로 당분간 분양가 상승이 불가피하다"며 "부동산 시장의 추이와 분양가 상승 등으로 하반기 예정된 물량의 공급 지연 등의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