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보험사에 50년 주담대 취급 계획 제출 요구
DSR 규제, 연 소득 50%까지 적용돼…은행권보다 10%p 높아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석 달 만에 내렸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7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6월(3.70%)보다 0.01%포인트(p) 낮은 3.69%로 집계됐다. 사진은 17일 서울 시내 은행 외벽에 게시되어 있는 주담대 금리 안내문.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석 달 만에 내렸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7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6월(3.70%)보다 0.01%포인트(p) 낮은 3.69%로 집계됐다. 사진은 17일 서울 시내 은행 외벽에 게시되어 있는 주담대 금리 안내문.

[정재원 기자] 금융당국이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은행권에 이어 보험업권도 점검하고 나섰다. 보험업계는 주담대 수요가 위축될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감독원은 생명·손해보험사에 6월 말 기준 취급 주담대 만기 잔액 현황과 올해 월별 가계 주담대 신규 취급 액수, 평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현황, 상환방식 금액 등의 데이터를 제출하도록 요청했다. 또 50년 주담대 취급 계획 여부와 예상시점, 가입 또는 만기 시 연령 제한 계획 등도 함께 요구했다.

현재 50년 만기 주담대를 취급하고 있는 보험사는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삼성화재 등이다. 보험업계에서 50년 만기 상품을 처음 내놓은 곳은 한화생명으로 올 1월 출시했다. 이어 지난 1일 삼성화재, 7일 삼성생명이 50년 만기 상품을 선보였다. 교보생명, KB손해보험 등은 5월 4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을 출시한 바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은행을 상대로 가계대출 현황 점검에 돌입했다. 5대 은행이 취급한 50년 만기 주담대 잔액은 이달 들어서만 2조원 넘게 증가하면서다. 이 잔액은 지난달 출시 이후 두 달 만에 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은 지난 10일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최근 가계부채가 많이 증가하는 원인으로 은행권의 50년 만기 주담대를 꼽았다. 은행들이 50년 만기 주담대를 통해 대출 규제를 우회한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상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만기가 긴 50년 만기 주담대는 DSR 규제를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50년 만기 주담대를 규제하는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다. 우선 은행들이 자율적으로 연령제한을 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현재 수협은행·카카오뱅크·농협은행·경남은행이 50년 만기 주담대에 연령 제한을 두거나 판매에 일시적으로 중지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50년 약정 만기를 유지하되 DSR 산출 만기를 30년이나 40년으로 축소해 대출 한도를 늘리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이 제시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금융당국에서 보험업권의 풍선효과를 염려하는 가장 큰 이유는 보험사의 경우 제2금융권으로 DSR 규제가 연 소득의 50%까지 적용돼 은행권보다 10%포인트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만 보험업권의 3월 말 기준 주담대 규모는 은행권과 비교해 7분의 1 수준에 불과하고 이미 특례보금자리론의 연령 규정을 따와 만 34세 이하로 가입 제한을 두고 있다. 3월 말 기준 은행권의 주담대 시장 규모는 642조원을 기록했고 보험업권은 95조원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산정만기 축소는 주요 방안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면서도 "다만 아직 논의 중인 만큼 확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은행업권의 대한 현황점검 결과에 따라 대응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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