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현지서 붙잡혀 수용생활 중
허위 사건 만들어 국내 송환 회피
송환 예정 직전에 극적 추방 결정

도박개장 혐의를 받는 동남아 최대 규모 도박사이트 운영 조직 총책 A씨가 30일 오전 5시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사진=경찰청 제공)
도박개장 혐의를 받는 동남아 최대 규모 도박사이트 운영 조직 총책 A씨가 30일 오전 5시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사진=경찰청 제공)

[신소희 기자] 필리핀 마닐라에서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동남아시아 최대 규모 도박사이트 운영 조직의 총책이 검거 2년 만에 국내로 강제송환됐다.

경찰청은 지난 2021년 현지에서 붙잡혀 수용생활을 해오던 40대 A씨를 도박개장 혐의로 3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송환했다고 밝혔다.

A씨는 현지에서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불법 온라인 도박사이트를 개설·운영하면서 총 1조3000억원대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 검거돼 약 2년간 필리핀 이민국 외국인보호소에서 수용생활을 해왔다.

A씨는 2021년 검거 당시에도 주거지에서 마이바흐 등 고가 외제차량 10대와 명품 가방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특히 경찰 검거에 대비해 무장 경호원 10여명을 대동하고 있어, 필리핀 경찰특공대 등 대규모 인력이 검거작전에 투입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송환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고 한다. 현지 형사사법체계를 잘 알고 있던 A씨는 현지에서 형사사건이 진행 중일 경우 재판이 끝나기 전까지 추방되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 사건을 허위로 만들어 수사기관에 접수시키는 식으로 2년 가량 국내 송환을 피해왔다.

실제 한국 경찰청은 현지 당국을 설득해 지난 18일 조기 송환 결정을 받아냈는데, 그 직후 A씨가 또다시 허위 사건을 접수시키면서 필리핀 법무부가 추방 취소를 통보하기도 했다.       

이에 경찰청과 주필리핀 대사관 등이 다시 송환 협조를 설득한 끝에 예정된 송환 시간을 불과 5시간 앞두고 극적으로 강제 추방 결정을 이끌어냈다고 한다.

한편 경찰은 2020년부터 필리핀에 체류 중이던 A씨 조직원 20명 중 16명을 국내로 송환했다. 또 국내 조직원 177명 중에선 166명을 검거, 사실상 조직을 와해시킨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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