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따릉이 무제한…내년 시행
지하철은 요금 다른 신분당선만 제외
"가계 부담 덜고, 온실가스 감축 효과"

7일 오후 무궁화호 탈선사고 여파로 1호선 상하선 전동열차가 서행 운행하며 퇴근길 1호선 서울역 지하철 승강장이 혼잡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7일 오후 무궁화호 탈선사고 여파로 1호선 상하선 전동열차가 서행 운행하며 퇴근길 1호선 서울역 지하철 승강장이 혼잡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소희 기자] 내년부터 서울시의 대중교통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정기권이 도입된다.

서울시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고물가 시대 가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무제한 정기 이용권을 도입한다고 11일 밝혔다.

이름은 '기후동행카드'로, 월 6만5,000원짜리 교통카드 하나로 서울 시내 지하철, 시내·마을버스, 공공자전거 따릉이까지 원스톱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내년 1~5월 시범운영과 보완을 거쳐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 시행할 계획이다.

서울 시내에서 승·하차하는 지하철 1~9호선을 비롯해 경의·중앙선, 분당선, 경춘선, 우이신설선, 신림선까지 모두 이용할 수 있다. 단, 기본요금이 상이한 신분당선은 제외다. 또 서울에서 승차해 경기·인천 등 다른 지역에서 하차하는 경우에는 이용 가능하지만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승차하는 경우엔 기후동행카드 이용이 불가능하다.

버스의 경우 서울 시내버스와 마을버스는 모두 이용할 수 있으며 경기·인천 등 타 지역 버스나 기본요금이 상이한 광역버스는 서울지역 내라도 이용할 수 없다.

공공자전거 따릉이는 '1시간 이용권'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으며, 시는 향후 리버버스(수상버스) 등 새롭게 추가되는 차세대 친환경 교통수단까지 확대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시는 종사자 100인 이상 기업에서 기후동행카드를 구매해 임직원에게 배부할 경우에 교통유발부담금 감면 등 추가적인 혜택을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시는 독일 '도이칠란드 티켓(D-Ticket)'과 같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독일은 지난해 6~8월 한화 약 1만2,000원으로 대중교통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9유로 티켓'을 실험 도입했다. 5,000만 장을 판매한 결과 대중교통 이용 25% 증가, 이산화탄소 180만 톤 저감, 물가상승률 0.7% 감소를 비롯해 교통혼잡 개선, 대중교통 신규 이용자 증가 등의 효과를 달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독일은 올해 5월부터 월 49유로의 도이칠란드 티켓을 본격 도입해 3개월 만에 1,100만 장을 판매하는 성과를 얻었다고 한다.

서울시는 기후동행카드 도입으로 연간 1만3,000대 가량의 승용차 이용 감소, 연 3만2,000톤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약 50만 명의 시민이 1인당 연간 34만 원 이상의 할인 혜택(따릉이 이용 포함)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최근 물가·에너지 비용이 큰 폭으로 올랐고 버스 요금에 이어 내달 지하철 요금 인상도 예정돼 있어 시민이 체감하는 가계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고, 요금 부담을 완화하는 효과를 주면서도 대중교통 수단분담률을 획기적으로 올려놓는다는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친환경 버스 교체, 공공자전거 확대, 전기택시 보급 등 수송 분야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하드웨어를 교체하는 데는 한계가 있으며, 교통 분야 기후위기 대응은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가 핵심"이라며 "기후위기 대응뿐 아니라 교통요금 인상으로 느끼실 가계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해 '기후동행카드'를 안정적으로 도입,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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