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군 제1지대 대원 명단 문서도 발굴
안정근 등 구체적 독립운동 활동 담겨
독립유공자 발굴·포상 업무 활용 기대

안중근 의사 인사등기권. (사진=국가보훈부 제공)
안중근 의사 인사등기권. (사진=국가보훈부 제공)

[신소희 기자] 일제강점기 당시 조국 독립을 위해 중국에서 활동한 안중근 의사 등 독립운동가들의 인사카드와 100명에 가까운 한국광복군 제1지대 소속 대원들의 명단이 수록된 임시정부 문서가 최초로 발굴·공개됐다.

국가보훈부는 한국광복군 창군(1940년 9월 17일) 83주년을 맞은 17일 1940년~1950년대 중국 국민정부 총통부 군사위원회에서 생산한 독립운동가 6명의 인사카드와 한국광복군 제1지대 대원 87명의 성명과 성별 등이 상세히 기록된 문서를 최초로 발굴해 공개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공개된 자료는 국가보훈부가 독립유공자 발굴·포상을 위한 자료 수집과 대만 사료 소장기관과의 협력 강화, 주요 사적지 조사를 위해 지난 8월 추진한 대만 지역 사료 수집 활동 과정 중 대만국사관에서 발굴됐다.

첫번째 발굴자료는 1940∼50년대 중국 국민정부 총통부 군사위원회에서 생산한 인사등기권이다. 이는 안중근(1962 대한민국장)·안정근(1987 독립장)·신익희(1962 대한민국장)·홍진(1962 독립장)·지청천(1962 대통령장)·조소앙(1989 대한민국장) 등 총 6인의 인사카드이다.

6인의 인사카드는 해방 전후 중국 국민정부가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최고위 요인들에 대한 인사기록을 별도로 생산·관리했음을 보여준다. 특히 신익희 지사의 인사카드에는 와세다 대학 재학, 임시정부 내무·법무총장 역임, 해방 후의 국회의장 역임 등 신상 이력이 자세히 기록돼 있다.

안중근 의사 인사등기권. (사진=국가보훈부 제공)
안중근 의사 인사등기권. (사진=국가보훈부 제공)

안중근 의사의 동생인 안정근 의사는 지금까지 1940년대 활동이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 하지만 인사카드에는 '한국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있으며 '임시정부 요직에서 일했고', '영미(英美) 정부와 직접 연계 가능'하며 중앙 차원에서 관계를 맺어야 하는 인물로 평가돼 있다.

특히, 1910년에 순국한 안중근 의사의 인사카드는 순국 35년이 지난 1945년에 등록됐다는 점에서, 안중근 의사와 안 의사의 의거에 대한 당시 중국 국민정부의 평가를 짐작할 수 있다.

대만 지역 한국 독립운동 자료 전문가인 김영신 교수(원광대학교 한중관계연구원)는 "중국 측에서 주요 한인에 대한 조사 보고를 작성했음을 확인시켜주는 사료"라며 "한국독립운동가에 대한 인사기록 카드 실물이 소개된 경우가 드물다는 점에서 이번 발굴 사료의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두번째 발굴자료는 대한민국임시정부에서 중국 국민정부에 보낸 문서인 한국임시정부양식부안권이다. 1941년부터 1944년까지 대한민국임시정부 계열 단체에서 중국 국민정부 행정원에 보낸 양식공급 요청 문서를 모아놓은 문서철이다.

해당 자료는 한국광복군 등 임시정부 예하 단체들이 국민정부에 보낸 공문과 단체의 소속 대원 성명·성별·나이·주소·소속 등이 수록돼 있다.

기존 발굴 자료와 비교해 이번 문서에는 임시정부 예하 광복군이 직접 보낸 공문과 소속이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이 가운데 한국광복군제1지대관병대원권속청구평가화명책에서 이종건(1977 독립장)·김정숙(1990 애국장) 등 광복군 제1지대 요원 87명의 명단이 확인됐다.

특히, 이들 중 현재 독립유공자로 포상되지 않은 광복군 독립운동가 40여명이 확인돼 향후 독립유공자 발굴·포상 업무에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국가보훈부는 1943년 12월 7일 중국 장개석 주석에게 발송된 ‘단향산한미문화협회주석김첨생박사서전도 발굴했다. 이는 하와이 호놀룰루의 한미문화협회 주석인 ‘김첨생’ 박사가 카이로회담에서 결정된 한국의 자유 독립 보장에 관해 장주석에게 감사를 표시한 서한이다.

박민식 장관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사료 수집 등을 통해 알려지지 않는 독립운동가를 발굴·포상할 것"이라며 "독립운동 역사에 대한 보다 심도있는 연구를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에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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