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신경영 선언 후 설립…총 280두 안내견 분양
세계 최초 기업 안내견학교, '벤치마킹' 대상으로 성장

이건희 삼성 회장과 리트리버. (사진 = 삼성)
이건희 삼성 회장과 리트리버. (사진 = 삼성)

[정재원 기자]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1993년 세운 안내견학교가 19일 30주년을 맞았다.

삼성은 이날 경기 용인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에서 30주년 기념식을 열고 ▲우리 사회의 바람직한 변화를 위한 이건희 회장의 혜안과 철학 등을 조명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재용 회장과 홍라희 여사도 깜짝 방문해 눈길을 끈다.

이 회장은 1993년 6월 '신경영' 선언 후 같은 해 9월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를 설립했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는 기업이 운영하는 세계 유일의 안내견학교다.

그는 "삼성이 개를 길러 장애인들의 복지를 개선하거나 사람들의 심성을 바꿔보려고 노력하는 이유는, 이런 노력이 사회 전체로 퍼져나감으로써 우리 국민 전체의 의식이 한 수준 높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고 밝혔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는 1994년 첫 번째 안내견 '바다' 이래 매년 12~15두를 분양하고 있다. 지금까지 총 280두의 안내견을 분양했고, 현재 76두가 활동하고 있다.

◆세계 최초 기업 안내견학교, '벤치마킹' 대상으로 성장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는 단일 기업이 운영하는 세계 최초이자 유일의 안내견학교다.

설립 당시에는 기업이 안내견학교를 운영하는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국내외에서 우려가 컸고, 세계안내견협회(IGDF) 역시 기업이 운영하는 안내견학교에 관한 정관 규정이 따로 없었다.

삼성의 안내견 사업에 대한 진정성을 확신한 세계안내견협회는 정관을 변경해 1999년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를 공식 안내견 양성기관으로 인증하고 협회 정회원으로 받아들였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는 이후 유럽과 미국의 안내견 훈련법을 벤치마킹해 체계화했고, 이제는 일본과 대만 등지에서 훈련법을 배우기 위해 찾아오는 선진 안내견학교가 됐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는 2000년대 유럽과 미국의 선진 안내견학교를 찾아 '클리커훈련법' 등을 배우고 안내견 훈련 프로그램을 체계화한다. 클리커훈련법은 딸깍(클릭) 소리를 내는 훈련 도구와, 간식·칭찬 등 보상을 이용해 점차 딸깍 소리만으로 안내견이 훈련사의 지시를 따르도록 훈련하는 방식이다.

2008년 대만 핑둥과학기술대학을 시작으로 일본 간사이맹도견협회, 홍콩맹도견협회 등에서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를 잇따라 방문해 안내견 양성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안내견, 10년 이상 지속적인 관심 필요

안내견은 생후 훈련기간 2년과 안내견 활동기간 7~8년, 은퇴 뒤 노후 돌봄 등 10년이 넘는 기간에 걸쳐 사람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지난 30년 삼성과 시각장애인뿐 아니라 다양한 자원봉사자, 정부와 국회, 지자체 등 각계 각층의 사람과 기관들이 안내견 사업에 동참해, 함께 '바람직한 변화'를 만들어왔다.

안내견 자원봉사는 생후 약 2개월된 강아지를 일반 가정에서 1년간 기르며 사회화 훈련까지 하는 퍼피워킹, 안내견학교 견사 관리를 돕는 자원봉사, 은퇴 안내견의 노후를 돌보는 은퇴견 입양 봉사, 번식견을 기르며 우수한 안내견의 지속 탄생에 기여하는 번식견 입양 봉사 등이 있다.

현재까지 퍼피워킹과 은퇴견·번식견 봉사 가정은 누적 2,000여 가구, 견사 자원봉사자 역시 누계로 300여 명에 이른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