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공격할 때마다 이스라엘 인질 1명 처형…오디오·비디오 중계할 것"

8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들이 발사되고 있다.
8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들이 발사되고 있다.

[김승혜 기자] 미국과 프랑스·독일·이탈리아·영국 정상이 9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을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백악관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리시 수낵 영국 총리, 그리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 우리는 이스라엘에 대한 하마스의 끔찍한 테러 행위에 대한 확고하고 단합된 지지를 표명한다"고 발표했다.

공동성명에서 정상들은 "우린 하마스의 테러 행위에는 어떠한 정당성도 없으며, 보편적으로 규탄 받아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며 "테러리즘에는 어떠한 정당성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최근 며칠동안 전 세계는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이 집에 있던 가족들을 학살하고, 음악 축제를 즐기던 젊은이 200여 명을 학살하고, 노인과 어린이, 그리고 가족 전체를 납치해 인질로 잡는 것을 공포에 떨며 지켜봤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 국가들은 그러한 만행으로부터 자국과 국민을 보호하려는 이스라엘의 노력을 지원할 것"이라면서 "또 지금은 이스라엘에 적대적인 그 어떤 세력도 이익을 위해 이번 공격을 악용할 때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고 했다.

정상들은 또 "우리 모두는 팔레스타인 국민의 정당한 열망을 인정하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국민 모두에게 동등한 자유라는 평등한 조치를 지지하고 있다"라면서 "하지만 하마스는 그러한 열망을 대변하지 않으며, 팔레스타인 국민들에게 더 많은 테러와 유혈사태 밖에 제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며칠 동안, 우리는 동맹국으로서 이스라엘이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도록, 그리고 궁극적으로 평화롭고 통합된 중동 지역을 위한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단결하고 협력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사진은 8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 후 이슬람 국립은행에 발생한 폭발로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
사진은 8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 후 이슬람 국립은행에 발생한 폭발로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

하마스 "이스라엘, 계속 공격하면 인질 처형…일부 이미 사망"

한편 지난 주말 이스라엘을 공격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측이 이스라엘의 반격에 맞서 인질 처형 및 그 중계에 나서겠다고 위협했다.

아랍권 언론 알자지라에 따르면 하마스 군사 조직인 카삼 여단은 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민간인을 표적으로 하는 모든 행위에는 인질 처형이 뒤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위협은 이스라엘이 지난 주말 하마스의 기습에 대응해 가자 지구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나왔다. 이스라엘방위군(IDF)은 이날 공군 항공기로 가자 지구를 공습했다.

카삼 여단은 구체적으로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의 민간 건물을 경고 없이 공습할 때마다 이스라엘 인질을 한 명씩 처형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우리는 (인질 처형을) 오디오와 비디오로 중계할 수밖에 없다"라며 "유감스러운 결정이지만, 우리는 시오니스트 적과 그 지도부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이스라엘 외교부에 따르면 하마스는 현재 100명 이상의 인질을 붙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스라엘 외에도 타국 국적자들이 다수 인질로 잡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 이날 태국 정부는 자국민 11명이 하마스 측에 인질로 잡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하마스가 억류한 인질 중에는 중국·러시아 국적자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인질 문제와 관련해서는 아랍연맹 소속인 카타르가 나서서 하마스와 협상을 시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팔레스타인은 카타르와 마찬가지로 아랍연맹에 소속돼 있다.

그러나 CNN과 알자지라에 따르면 아부 오바이다 카삼 여단 대변인은 이날 "공격을 받는 상황에서 인질 문제를 협상하거나 숙고하지 않을 것"이라며 협박과 압박으로 협상을 이뤄내지 못하리라고 했다.

그는 아울러 현재 하마스가 매우 많은 인질을 구금 중이며, 일부는 이미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CNN은 하마스가 관리하는 곳에서 민간인 최소 4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오바이다 대변인은 이와 함께 이번 공격이 여러 해에 걸친 계획과 준비 끝에 이뤄졌다며 "신성한 알아크사에 대한 신성 모독 등으로 시오니스트의 횡포가 극에 달했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스라엘 당국은 이날 하마스 발표 전 가자 공습을 이어가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가자의 이스라엘 인질이 피해를 보더라도 강력하고 광범위하게 공격하겠다"라는 것이다.

다만 이스라엘 당국은 실제로는 인질 억류 정보가 있는 지역은 공격을 삼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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