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보험업 강화전략 방향과 부합하지 않아"
KDB생명 5번째 매각 시도 무위로…"비상경영계획 수립"

KDB생명 사옥 이미지(사진=KDB생명 제공)2
KDB생명 사옥 이미지(사진=KDB생명 제공)2

[정재원 기자] 하나금융지주가 KDB산업은행이 보유 중인 구조조정 기업인 KDB생명보험의 인수를 포기했다.

산업은행은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KDB칸서스밸류PEF(KCV PEF)가 우선협상대상자인 하나금융지주로부터 KDB생명보험 인수 포기 의사를 전달받았으며 하나금융과의 매각 절차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KCV PEF는 지난 2010년 산은과 칸서스자산운용이 함께 설립한 사모펀드로 KDB생명 매각을 추진해 왔다.

앞서 하나금융은 지난 7월 KDB생명 매각 입찰에 참여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이후 하나금융은 KDB생명에 대한 실사에 착수해 최종 인수 여부를 검토해 왔다.

하나금융이 KDB생명 인수를 포기한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인수 포기 의사를 전달할 때 사유 없이 전달해 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하나금융은 "KDB생명 인수는 하나금융지주의 보험업 강화 전략 방향과 부합하지 않아 인수를 중단하게 됐다"는 공식입장을 냈지만 구체적 사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금융권에서는 KDB생명의 건전성 등을 고려할 때 하나금융이 인수 이후 회사 정상화에 투입돼야 하는 자금부담이 지나치다고 판단해 인수를 포기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번 딜이 무산됨에 따라 산업은행의 KDB생명 매각 시도는 다섯 번째 실패를 맛보게 됐다.

산업은행은 KDB생명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을 하면서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향후 처리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KDB생명 재매각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계속 갖고 있을지 재매각할지는 좀 더 논의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로는 KDB생명의 비상경영계획을 수립하고 장기적으로는 기업가치 제고를 모색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도 최근 국제통화기금(IMF) 연차 총회를 계기로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을 만나 직접 KDB생명 인수 포기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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