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오피스텔 매매 거래량 지난해 절반 수준 이하
오피스텔 공급물량 반토막…내년 입주 물량 3만 실
"수요 없는데"…정부 지원책만으로 공급 확대 한계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오피스텔 경쟁률이 평균 1.2대 1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진 27일 서울의 부동산 업체 밀집상가 모습.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경쟁률이 24.9대1이었던 것에 비하면 분위기가 완전히 뒤바뀐 상황으로 집값 하락, 금리 인상 우려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022.11.27.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오피스텔 경쟁률이 평균 1.2대 1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진 27일 서울의 부동산 업체 밀집상가 모습.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경쟁률이 24.9대1이었던 것에 비하면 분위기가 완전히 뒤바뀐 상황으로 집값 하락, 금리 인상 우려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022.11.27.

[정재원 기자] 대표적인 수익형 부동산인 오피스텔이 찬밥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올해 서울 오피스텔 매매 거래량이 지난해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고, 분양가보다 저렴한 이른바 '마이너스 프리미엄(일명 마피)' 매물이 속출하고 있다. 거래가 급감하면서 오피스텔 시장이 차갑게 식고 있다.

주택 수요가 전세사기 여파와 집값 하락 등으로 아파트로 옮겨간 데다, 정부의 규제 완화 등이 겹치면서 오피스텔을 찾는 발길이 사실상 끊겼다. 대표적인 수익형 부동산인 오피스텔은 아파트값이 상승할 때 대체재로 주목을 받았지만, 현재는 마피 매물에도 시장 반응은 시큰둥하다.

서울 오피스텔 매매 거래량이 크게 감소했다. 부동산 정보 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1~9월 서울 오피스텔 매매 거래량은 5,872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거래량(1만2,300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2013년 9월(5,011건) 이후로 최저치다.

오피스텔 공급물량 반토막이 났다. 올해 오피스텔 분양 물량(예정 포함)은 지난해 2만6,587실 대비 30% 이상 감소한 1만8,404실로 집계됐다. 분양에서 입주까지 2~3년가량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내년도 오피스텔 입주 물량은 3만 실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오피스텔은 경매시장에서도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9월 서울 오피스텔 낙찰률은 11.3%를 기록했다. 전체 142건 중 단 16건만 낙찰됐다. 지난 8월(12.9%) 대비 1.6%Pp(포인트) 낮아졌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율)도 88%에 머물렀다.

경매 시장에서도 오피스텔 매물이 쌓이고 있다. 경매시장에 나온 서울 지역 오피스텔은 지난 ▲7월 78건 ▲8월 116건 ▲9월 142건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9월(44건)과 비교하면 100여 건 증가했다.

지난해부터 오피스텔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적용되면서 오피스텔을 향한 수요가 감소했다. DSR 규제 없이 대출이 가능한 '특례보금자리론' 대상에서도 주택법상 주택에 해당하진 않는다. 또 오피스텔도 주거용으로 신고하면 세법상 주택 수에 포함되고, 양도세 중과 대상이 된다. 하지만 취득세는 업무시설로 인정돼 4.6% 내야한다.

일선 현장에서도 거래절벽을 실감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오피스텔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분양가보다 1억2,000만 원 저렴한 마피 매물이 쌓였다"며 "가격이 더 떨어지게 전에 손해를 보고서라도 분양권을 팔려는 수분양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앞서 오피스텔 시장에서는 정부가 지난 9월 발표한 주택 공급 확대 방안에 오피스텔을 주택 수에서 제외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정부는 투기 수요 자극 등의 우려로 규제 완화를 하지 않았다.

정부는 이달에 주택 인허가와 착공이 줄자, 빌라와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에 대한 금융지원 등을 강화하기로 했다. 비아파트의 건설자금을 저리로 지원하고, 비아파트 사업장에도 건설공제조합 보증을 신설했다. 또 도시형 생활주택의 주차장 확보 기준과 청약 무주택 간주 기준도 완화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대책만으로는 오피스텔이 등 비아파트 주택의 공급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세 사기와 고금리, 정부의 규제 완화 등으로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주택에 대한 수요가 급격하게 줄었다"며 "대출 비중이 높은 수익형 부동산 특성상 고금리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정부가 비아파트에 대한 규제를 일부 완화했지만, 수요가 없는 상황에서 공급이 늘리는 건 한계가 있다"며 "정부의 규제 완화로 오피스텔에 대한 관심이 아파트로 선회하면서 오피스텔 시장의 침체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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