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시세 조종 의혹' 사건 검찰로 송치
김범수 추가 조사…"공모 정황 확인"
횡령·배임 혐의로 이미 檢 고발된 상태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시세 조종 의혹과 관련해 23일 서울 금융감독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3.10.23.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시세 조종 의혹과 관련해 23일 서울 금융감독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3.10.23.

[정재원 기자] 금융감독원이 'SM(에스엠) 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을 받는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법인,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등에 기소 의견을 적용해 검찰에 넘겼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은 이번 송치 대상에선 빠졌지만, 여전히 수사선상에 올라 있어 구속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2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전날(26일) 배 대표와 카카오 투자전략실장 강모씨, 카카오엔터 투자전략부문장 이모씨, 카카오와 카카오엔터 법인 등 5인을 기소 의견으로 서울남부지검에 송치했다. 금감원은 검찰의 지휘를 받아 지난 3월부터 관련 사건을 수사해 왔다.

배 대표와 강 씨, 이 씨는 지난 2월 에스엠에 대한 기업지배권 경쟁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사모펀드운용사인 원아시아파트너스와 공모해 총 2,400억여 원을 투입해 에스엠 주가를 공개매수 가격 이상으로 상승·고정시키는 등 시세조종을 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관련된 대량 보유 보고의무(5%룰)를 이행하지 않은 혐의도 있다.

이들의 범행은 내외부의 통제를 받지 않은 비공식적인 의사 결정 절차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에서 위반행위 방지를 위한 내부통제는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특사경은 파악했다.

특사경은 이들 3명에게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을 적용해 지난 13일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이 중 배 대표만 "증거인멸 및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됐다.

특사경은 이번 사건이 "금융전문가그룹, 법률전문가그룹까지 조직적으로 가담한 사건으로, 자본시장의 근간을 해치는 중대 범죄"라고 강조했다.

서울남부지검 관계자 역시 지난 24일 기자들과 만나 "절대 가벼운 사안이라고 할 수 없는 사건"이라며 "철저히 진상규명 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한편, 소환 조사를 받았으나 이번 송치 대상에서 빠진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의 신병 처리 방향에도 관심이 모인다.

앞서 특사경은 "관련 18인의 피의자 중 개인 3인과 법인 2개사 등 5인을 우선 검찰에 넘겼다"며 "나머지 피의자들에 대한 시세조종 공모 정황도 확인돼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히 수사해 추가 송치할 예정"이라고 26일 밝힌 바 있다.

김 센터장이 지난 23일 피의자 신분으로 16시간 가까이 특사경의 고강도 조사를 받은 점, 이복현 금감원장이 나서 '엄정 대응'을 강조한 점 등을 고려하면 구속 영장 신청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아울러 검찰은 이미 카카오가 지난 2018년 구축한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이 발행한 암호화폐 '클레이(KLAY)' 발행 과정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김 센터장은 횡령·배임 등 혐의로 고발당한 상태다.

시민단체 경제민주주의21은 지난 9월 김 센터장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배임)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 합동수사단(단장 이정렬)에 고발했고, 검찰은 고소인 조사를 마쳤다.

이들은 클레이가 2019년 거래소에 상장되기 전 '프라이빗 세일'(비공개 사전 판매) 과정에서 1,500~3,000억 원 상당이 모집됐으나, 클레이튼이나 그라운드엑스(일본 법인) 입금해 관련된 사업에 사용한 흔적이 없다며 횡령 의혹을 제기했다.

아울러 김 센터장과 관계자들이 지난 2022년부터 '해외 투자사업'을 한다는 명목 하에 투자, 보상, 용역비 등의 명목으로 클레이를 회사 외부로 빼냈으며, 이 과정에서 거래내역을 제3자가 알게 되는 것을 우려해 프로그램을 써서 거래 기록을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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