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떨어질 것으로 보는 중개업자 많아져
고금리·대출규제 강화 영향으로 거래 감소 뚜렷
노·도·강 등 서울 외곽 지역 하락 단지들 늘어나

[정재원 기자] "금리가 작년 초에 비해 3배가 올라 부동산 경기가 완전히 죽었어요. 고금리에 대출 이자를 버티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경매 물건도 줄줄이 나올 겁니다."(노원구 상계동 J공인중개 대표) 

"연초에 조금 오르는 듯하다가 다시 분위기가 다운됐어요. GTX 착공 이슈가 있긴 하지만 금리가 너무 높아서 집을 사길 부담스러워하죠."(도봉구 창동 D공인중개 대표)  

2~3개월 뒤 서울 집값이 떨어질 것으로 보는 중개업자가 더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상승과 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매수 심리가 위축되며 주택거래가 줄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12일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월간KB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10월 서울 주택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98.2로 지난달(106.5)보다 8.3포인트 하락했다.

매매가격 전망지수가 100 밑으로 떨어진 건 지난 7월 이후 3개월 만이다. 지난 8월(106.4)과 9월(106.5)에는 100을 웃돌며 상승 전망이 더 많았지만 3개월 만에 다시 하락 전망이 더 많아진 것이다.

이 지수는 KB국민은행이 전국 중개업소 6,000여 곳을 대상으로 2~3개월 후 집값 전망을 조사한 것으로 100을 밑돌면 2~3개월 뒤 집값 하락 전망이 우세하다는 의미다.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금리 상승, 대출 규제 등의 영향으로 하락을 예상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5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 상단은 7%를 넘어섰고 고정금리 상단도 7%에 육박하고 있다.

이런 영향으로 매수세가 주춤하면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줄어드는 모습이 나타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총 3,367건으로 전월 3,860건 대비 약 12.8%(493건) 감소했다. 10월 거래량도 아직 등록 신고 기한(30일)이 남아있긴 하지만 전월 수준을 넘어서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도봉구 도봉동의 K중개업소 대표는 "부동산 경기가 활성화되려면 금리가 내려가야 하는데 아직은 내려갈 기미는 안 보인다"며 "몇 달 전에는 급매물을 잡으려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문의도 거의 없어지면서 거래가 뚝 끊겼다"고 말했다.

매매가격 상승세도 둔화하는 흐름이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을 보면 지난주 0.07%에서 이번주 0.05%로 상승폭이 줄었다. 특히 노원구(-0.01%)와 강북구(-0.01%)는 하락으로 돌아섰다. 서울에서 가장 늦게 집값 회복세를 보였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외곽지역이 가장 빨리 하락세로 전환하는 양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는 "매수 가격과 매도 호가 간의 간격 차이가 발생하고 있고 균형 가격에 의한 계약이 성립되지 않아 시장에 매물이 쌓이고 있다"며 "고금리 기조에 세계 취기 신호가 점차 커지면서 부동산 시장 위축 분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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