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일보 대기자/편집국장
심일보 대기자/편집국장

국민의힘 혁신위원회의 ‘친윤 험지 출마’ 혁신안에 이른바 ‘윤핵관'인 장제원 의원이 지지자 4,000여 명을 동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당내에서 윤핵관 해체론이 수면 위로 떠 올랐다. 

장 의원은 지난 11일 경남 함양체육관에서 열린 '여원산악회' 창립 15주년 기념행사에서 지역구 현안 사업과 예산 확보 성과 등을 소개한 뒤 "저보고 서울에 가란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장 의원은 이날 "자리를 탐하지 말고 업적을 탐하라고 말씀했던 아버지의 말씀을 가슴에 간직하고 있다"며 "여러분과 우리가 꿈꿔왔던 사상 발전의 꿈을 완성하는 그 업적 하나로 족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세계를 다니며 부산 엑스포 유치를 하고 있다"며 "부산에 산업은행을 이전해야 한다. 2029년도에 가덕도 신공항을 완공해야 한다"며 지역구 과제 완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인요한 혁신위원회의 수도권 출마 및 불출마 권고를 두고는 "제 알량한 정치 인생을 연장하면서 서울로 가지 않겠다"고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시기 김기현 당 대표는 “모든 일에는 시기와 순서가 있다”는 말로 의견 표명을 유보했고 주호영 의원은 “대구에서 정치를 끝내겠다”며 서울행을 거부했다. 

오늘 한 언론에 따르면 당내에서는 지난 달 강서구청장 선거 참패 이후 윤 대통령이 ‘윤핵관으로부터의 독립’을 결심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다. 지난 1년 반의 국정 지지율 및 선거 참패 이후 현 여권의 모습이 결국 윤핵관의 성적표라는 것이다. 당 관계자는 “윤핵관들 스스로도 화합을 못 하고 여러 세력으로 갈라진 자승자박 측면도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윤핵관으로 꼽히는 권성동 의원은 장 의원과의 불화설이 계속되며 최근 주변에 “나는 윤핵관에서 빼달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철규(재선)·윤한홍(재선)·박성민(초선) 의원도 윤핵관으로 꼽히지만 장·권 의원에 비해 위상이 다르다는 평가가 많다. 결국 “총선 이후 윤핵관 및 친윤계 그룹 자체가 재편될 것”이라고 짚었다 한다.

이날 당 관계자는 한 언론애 “수천 명을 동원한 장 의원의 세 과시는 ‘윤핵관’이 당내 최대 기득권이란 것만 증명한 꼴이 됐다”며 “친윤 기득권 해체가 혁신위의 우선 과제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윤핵관은 해체 수순”이란 공개 발언도 나왔다.

한편 이날 국민의힘 혁신위원회의 '당내 중진 험지 출마 또는 불출마' 제안에 대해 국민의 53%가 적절한 요구였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오늘 발표됐다. '부적절'에 힘을 실은 국민은 27%에 불과했다.

뉴시스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2~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여당 혁신안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결과 전체의 53%가 '적절한 요구'라고 답했다.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조사는 무선 100% 자동응답(ARS) RDD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1.8%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인요한 혁신위의 모든 권고가 정답일 수는 없다. 당사자들의 반발을 이해 못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혁신위를 통해 스스로 혁신하겠다고 공표한 것들조차 실천하지 못하고 과거로 돌아간다면 국민의힘은 '낙동강 하류당'이라는 오명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다.

'빼박'이라는 말이 있다. '장제원의 92대 관광버스'가 윤핵관 해체론의 '그것'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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