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서울 곳곳에 올해 첫눈
"예상치 못한 선물 받은 기분"
크리스마스 분위기 가게 인기
"진짜 크리스마스 온 것 같아"

첫눈이 내린 17일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를 찾은 시민들이 눈을 맞으며 걷고 있다.
첫눈이 내린 17일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를 찾은 시민들이 눈을 맞으며 걷고 있다.

[신소희 기자]  올겨울 들어 첫눈이 내린 17일 서울 도심 번화가는 눈과 함께 한 달 이르게 찾아온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즐기려는 시민들로 붐볐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20분 기준 서울, 인천, 수원, 백령도, 홍성 등에서 첫눈이 관측됐다. 특히 서울의 경우 지난해보다 12일 빠르고 평년보다 3일 빠르게 첫눈이 내렸다.

점심 시간대 진눈깨비처럼 날리던 옅은 눈발이 점차 굵어지자 시민들은 뜻밖의 선물을 반기는 기색이 역력했다.

 

서울 서초구의 직장인 김윤선(26)씨는 "점심을 먹으러 나왔다가 눈 내리는 모습을 보고 직장 동료들과 사진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며 "눈이 쌓이지 않고 바로 녹아서 아쉽다"고 말했다.

프리랜서인 곽모(31)씨도 서울 서대문구에 점심 약속을 나왔다 눈을 보고 동심으로 돌아간 기분이었다고 한다. 곽 씨는 "요새 일이 잘 안돼 힘들 때가 많았는데 눈 내리는 걸 보고 모처럼 생기가 돌았다"며 "예상치 못한 선물을 받은 기분"이라고 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도 서울에 눈이 내리는 모습을 찍어 올린 '인증샷'이 속속 등장하며 첫눈에 들뜬 심정을 내보이는 게시물이 꼬리를 물었다.

서울 중구 명동 일대는 대형 백화점들을 선두로 이미 크리스마스 단장을 끝낸 모습이었다.

서울에 첫눈이 내린 17일 일찌감치 크리스마스를 맞이할 준비를 끝낸 도심 번화가 일대에는 '미리 크리스마스'를 만끽하려는 발길이 이어졌다.
서울에 첫눈이 내린 17일 일찌감치 크리스마스를 맞이할 준비를 끝낸 도심 번화가 일대에는 '미리 크리스마스'를 만끽하려는 발길이 이어졌다.

롯데백화점 본점 입구에 마련된 아기자기한 가게들은 크리스마스를 연상하게 했다. 길을 가던 시민들도 크리스마스 장식품들을 찍기 위해 발걸음을 멈추곤 했다.

길가의 가게들을 한참 구경하던 60대 문 씨는 "잘 만든 것 같다"며 "이렇게 해두니까 진짜 크리스마스가 온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인근 직장인 김지윤(34)씨는 직장 동료와 함께 번갈아 가며 가게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김 씨는 "지금 눈이 조금씩 오고 있는데 크리스마스 동화에 나올 것 같은 가게 앞에서 사진을 안 찍을 수 없다"며 "눈이 더 많이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전날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치른 수험생들도 가족 혹은 친구들과 명동을 찾았다. 전날 수능 시험을 봤다는 한 여학생은 "엄마랑 쇼핑을 왔다"며 웃음짓기도 했다.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신세계백화점 본점 크리스마스 전광판은 오후 5시30분께부터 운영을 개시한다. 이를 모르고 명동을 방문한 시민들은 아쉬워하기도 했다.

서울 종로구에 있는 대학 재학 중인 강수민(25)씨는 "저녁에 사람이 너무 많을 것 같아서 점심에 왔는데 전광판이 꺼져 있더라"며 "하루 종일 켜져 있는 줄 알았는데 못 봐서 아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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