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바닥론…내년 메모리 시황 개선 본격화
외국인도 순매수 행진…증권가 목표가 9만원선

[정재원 기자] 삼성전자의 주가가 한달 새 6% 가까이 오르며 연내 8만전자 현실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내년 메모리 시황 개선에 힘입은  빠른 실적 반등과 함께 주가 역시 이를 반영해나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주가는 최근 한달 새 6만8,400원에서 7만2,700원까지 6% 넘게 뛰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인 5.69%를 웃도는 수치로 삼성전자의 주가는 이날 오전에도 한때 7만3,400원까지 오르며 지난 7월4일(7만3,600원)에 기록한 52주 신고가에 근접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완만한 상승세를 타면서 연말에는 560만 삼성전자 투자자의 오랜 숙원인 '8만전자'에 올라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2021년 12월29일(8만200원)을 끝으로 단 한 번도 8만 원대에 재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짚었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고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조 단위'를 회복하면서 실적이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연일 매수세를 확대하며 삼성전자 주가에 상승 탄력을 더하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단 2거래일(8·14일)을 제외하고 계속해서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이 기간 순매수 규모는 1조7,170억 원에 달한다. 이달 코스피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2조5,484억 원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수세의 대부분이 삼성전자에 집중되고 있는 셈이다.

증권가에서도 올해 연말 삼성전자 주가가 8만 원대로 도약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내년 매크로 불확실성 지속에도 메모리를 비롯해 PC, 스마트폰 등 전반적인 전방 수요 상황은 분명 올해 대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이유에서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메모리 시황 개선에 따른 가파른 반도체(DS) 부문의 가파른 실적 개선을 전망한다"며 "내년 연간 매출액은 301조7,000억 원, 영업이익은 35조5,000억 원으로 올해 대비 각각 16%, 393%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9만4,000원으로 제시했다. 그는 "현 주가는 내년 예상 주당순자산 기준 주가순자산비율 1.3배 수준으로 이익 성장의 가시성을 반영한 수준이라 볼 수 없다"며 "연말로 갈수록 이를 주가에 반영해나갈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강진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코로나19 이후 지난해까지 투매가 이어지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두 종목의 누적 순매도액이 33조5,000억 원까지 늘기도 했으나, 올해는 반도체 대형주를 순매수하고 있다"며 "외국인 수급은 업황 회복 기대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연구원은 "내년도 점진적 수급 개선에 더해 ASP(평균판매단가) 상승 등에 힘입어 반도체 업황 회복세는 이어질 것"이라며 "특히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형주의 영업이익 흑자 전환 기대는 반도체주 투자심리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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