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 10명씩 석방할 때마다 1일 휴전 연장
"팔레스타인인 150명 석방…연료 등 반입"
청원 절차 거쳐 확정…이르면 23일부터 석방

2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공습으로 가자지구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 2023.11.22.
2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공습으로 가자지구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 2023.11.22.

[김승혜 기자] 이스라엘 내각이 인질 일부 석방을 조건으로 임시 휴전하는 내용의 협상안을 승인했다.

22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매체 하레츠,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날 성명을 내 일시 휴전 합의안 승인을 공식 발표했다.

4일간 최소 50명 석방…10명 추가 석방마다 휴전 1일 연장

총리실은 우선 4일간 인질 최소 50명이 석방될 것이며, 이 기간 전투가 소강상태에 접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인질 대부분 여성과 어린이로, 하루 12~13명이 동시에 석방될 것이라고 했다.

하마스가 잠재적으로 약 30명의 어머니와 어린이를 더 찾을 수 있다며, 인질 10명이 추가 석방될 때마다 휴전 기간이 1일씩 연장될 수 있다고도 했다.

하레츠는 이스라엘 고위 관료를 인용해 어린이 30명과 그 어머니 8명, 여성 12명이 5일간 석방될 것이라고 전했으며, 예루살렘포스트는 최대 80명 석방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고위 관료에 따르면 이번 합의는 이스라엘 인질만 대상으로 하며, 외국인 인질의 경우 해당국과 협상을 통해 함께 석방될 수 있다.

이번 협상으로 가자지구에서 지상전과 공군 작전은 중단된다. 다만 가자지구 북부에선 하루 6시간만 작전을 중단할 것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성명에서 "정부는 모든 인질 귀환에 전념하고 있다"며 "오늘 이 목표 달성의 첫 단계를 승인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 정부, 이스라엘 방위군과 보안군은 모든 인질을 귀환시키고 하마스 제거를 완수하며 가자가 이스라엘에 어떤 위협도 재개하지 못하도록 전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하마스 "팔레스타인인 150명 석방…연료 포함 트럭 수백대 반입"

이스라엘 정부 발표 직후 하마스도 성명을 내 합의안을 공개했다.

하마스는 성명에서 4일간 휴전 기간에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군용 차량 이동을 포함한 모든 군사 행동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가자지구 남부에서 드론 비행을 중지하고, 북부에선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하루 6시간 비행을 중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의료 및 연료 공급을 포함한 인도주의 구호 트럭 수백대 반입을 허용하며, 팔레스타인 여성과 아동 수감자 150명도 석방하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팔레스타인 수감자 석방 여부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여성과 미성년자 석방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가자지구가 아닌 서안지구와 동예루살렘 출신이다.

앞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장관은 전날 알아라비야에 미성년자 350명과 여성 82명이 이번 협상으로 풀려날 것이라고 말했었다.

인질을 위한 의약품도 반입될 것으로 보인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각료회의 모두발언에서 이번에 석방되지 않는 인질들을 위한 적십자사 방문과 의약품 공급도 합의안에 포함된다고 밝혔었다.

24시간 국민 청원 걸쳐 확정…이르면 23일부터 석방

합의안은 우선 협상을 중재한 카타르로 먼저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공식적인 합의 발표가 이뤄지리라는 게 현지 언론의 관측이다.

다만 합의에 반대하는 국민들이 24시간 내 이스라엘 대법원에 반대 청원을 하는 절차가 남아 있어 '즉각 석방'은 어려울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23일 협상이 발효될 것으로 추측했다.

알자지라는 합의 발표 및 반대 청원 기간을 모두 거치고 나면 1단계 인질 석방이 오는 23~24일께 이뤄질 수 있으리라고 전망했다.

이스라엘 전역에 있는 6개 병원은 석방될 인질을 수용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으며, 인질들은 다른 환자나 취재진 등으로부터 격리된 전용 공간에서 회복할 예정이다.

새벽까지 회의…극우 시온주의당 3명만 반대

네타냐후 총리는 전날 밤 합의안 논의를 위한 전체 내각 회의를 소집했으며, 토론을 거쳐 합의안 표결을 진행했다. 회의는 합의에 반대하는 이들과 찬성파 간 날카로운 설전이 오가며 새벽까지 이어졌다.

액시오스와 알자지라에 따르면 각료 총 38명 중 극우 성향의 종교시온주의당 소속 3명이 반대했다.

이스라엘 방위군과 신베트, 모사드 등 모든 안보 기관은 이번 협상안에 대한 지지를 표했으며, 이 같은 지지가 협상에 반대했던 여러 장관들을 설득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한편 하마스는 지난 7일 납치한 인질 240여 명 중 어린이 40여 명을 포함한 210명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인질 중 상당수는 이슬라믹 지하드가 억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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