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인·이동철 부회장 사임, 연말 계열사 CEO 물갈이 전망
양 회장 "그룹의 모든 제도, 영업담당 중심으로 재설계"

KB금융지주 차기 회장 최종 후보자로 선정된 양종희 부회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KB 국민은행 본점으로 출근하며 약식 인터뷰 하고 있다. 2023.09.11.
KB금융지주 차기 회장 최종 후보자로 선정된 양종희 부회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KB 국민은행 본점으로 출근하며 약식 인터뷰 하고 있다. 2023.09.11.

[정재원 기자] 9년 만에 새 수장을 맞이한 KB금융그룹이 대단위 조직개편과 세대교체 인사를 준비하고 있다. 양종희 회장 취임에 맞춰 부회장들이 사임한 데 이어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교체가 이뤄질 전망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 허인 부회장과 이동철 부회장은 지난 21일 양 회장의 취임날 사임했다. 허 부회장과 이 부회장은 신임 양 회장과 1961년생 동갑으로 차기 회장 인선에서 경합을 벌인 바 있다.

이번에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부회장 체제가 막을 내리고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세대교체 인사가 예고된다. 양 회장은 취임식에서 "그룹의 모든 제도와 시스템을 영업을 담당하는 현장 직원 중심으로 재설계하겠다"고 밝혔다.

업계 관심은 다음 달로 다가온 계열사 CEO 인사로 몰린다. KB금융그룹은 지주 산하에 KB국민은행, KB증권, KB손해보험, KB국민카드, KB라이프생명, KB자산운용, KB캐피탈, KB부동산신탁, KB저축은행, KB인베스트먼트, KB데이타시스템 등 11개 계열사가 있다.

이 중 KB라이프와 KB데이타시스템 2곳을 제외한 9곳의 대표 임기가 연말 만료된다. 이재근 국민은행장을 비롯해 ▲증권 박정림·김성현 ▲손보 김기환 ▲카드 이창권 ▲자산운용 이현승 ▲캐피탈 황수남 ▲부동산신탁 서남종 ▲저축은행 허상철 ▲인베스트먼트 김종필 대표 등 10명이 임기 만료를 앞둔 상황이다.

계열사 CEO 임기는 2년으로 이후 1년 단위로 연장이 가능하다. 통상 '2+1'로 3년을 보장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 임기 3년 이상 CEO가 있는 계열사는 ▲증권(임기시작 2019년 1월) ▲손보(2021년 1월) ▲자산운용( 2018년 1월) ▲캐피탈(2019년 1월) ▲부동산신탁(2021년 1월) ▲인베스트먼트(2018년 3월) 등 6개사로 소속 대표 7명이 대상이다.

앞서 KB금융은 지난해 말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7개 계열사 대표를 재추천하며 대규모 인사를 연기한 바 있다. 윤종규 전 회장의 안정적인 장기집권 체제에서 CEO들을 대거 중임하면서 그룹의 전반적인 물갈이 인사를 다음 주자에게 넘긴 측면이 크다.

바통을 이어받은 양 회장 체제에서 순차적인 조직개편과 세대교체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달 계열사 사장단과 지주 임원진 인사가 이뤄지고, 이후 각 계열사별 후속 인사가 이어질 예정이다.

현재 공석이 된 부회장직 유지 여부는 미정이다. 유지될 경우 향후 이재근 은행장 등 그룹의 잠정적인 차기 회장 후보자들이 올라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양 회장은 부회장직 유지 여부에 대해 "지주의 모든 제도는 역사적 유례가 있는 것 같다"며 "이사회와 협의해 검토할 것이다. 회장 후보군을 구성한다는 측면과 전체적인 KB금융그룹의 규모가 거대하다보니 업무를 분장한다는 측면, 두 가지를 고려해 유지 여부를 밝힐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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