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이노텍·디스플레이 수장 교체
'2인자' 권영수 퇴임…'2인 부회장' 체제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kt와 LG 트윈스의 5차전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2023.11.13.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kt와 LG 트윈스의 5차전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2023.11.13.

[정재원 기자] LG그룹이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 3명을 교체하는 등 큰 폭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구광모 회장 집권 6년차를 맞아 세대 교체를 통한 '친정 체제' 강화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전날 LG전자와 LG유플러스를 끝으로 2024년 정기 인사를 마무리했다. 이번 인사에선 주요 계열사 수장을 대거 교체하고 젊은 기술 인재들을 등용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LG이노텍은 각각 1969년생 김동명 사장, 1970년생 문혁수 부사장을 신임 최고경영자(CEO)를 선임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기존 권영수 부회장이 1957년생인 점을 감안하면 CEO가 10년 이상 젊어진 셈이다. 권 부회장과 함께 1950년대생인 이방수 사장(CRO·최고위기관리책임자)과 김명환 사장(CPO·최고생산기술책임자)도 자리에서 물러났다. 대신 1969년생인 이진규 전무와 1971년생 강창범 전무가 각각 최고디지털책임자(CDO), 최고전략책임자(CSO)에 올랐다.

LG이노텍 수장도 종전 1961년생인 정철동 사장에서 9년 더 젊어졌다. LG이노텍에 1970년대생 대표가 선임된 건 처음이다. LG이노텍 수장을 맡았던 정철동 사장은 6분기 연속 적자에 빠진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겨 실적 부진 극복에 나선다.

LG그룹의 전체 승진 규모는 총 139명으로 이중 신규 임원은 99명이다. 신규 임원의 97%에 해당하는 96명이 1970년 이후 출생자일 정도로 전반적인 세대 교체가 이뤄졌다. 이중 1980년대생 임원은 5명이며, 최연소 임원은 1982년생인 손남서 LG생활건강 상무다.

이번 LG그룹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44년 LG맨'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의 용퇴다. 1979년 LG에 입사한 권 부회장은 LG디스플레이·LG유플러스·㈜LG 등 17년 동안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를 두루 맡으며 LG그룹의 발전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권 부회장 퇴임으로 LG그룹은 신학철·권봉석 2인 부회장 체제를 구축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구 회장 취임 이후인 2018년 3M에서 영입됐고, 권봉석 ㈜LG 부회장은 2021년 부회장으로 승진한 만큼 권 부회장을 마지막으로 고(故) 구본무 선대회장이 임명한 부회장단은 모두 물러났다.

LG그룹은 이번 임원 인사에서 ‘성과주의’와 ‘미래 준비’라는 기조를 유지하되 지속 성장의 긴 레이싱을 준비하는 리더십으로 바통을 바꾸고, 분야별 사업 경험과 전문성, 실행력을 갖춘 실전형 인재들을 발탁하는 데 중점을 뒀다.

특히 차별화된 미래 사업 역량을 위해 전체 승진자 중 31명을 R&D 임원으로 배치했다. 그룹의 미래 사업인 ABC(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와 SW(소프트웨어) 분야에서 24명이 승진하는 등 그룹 전체 R&D 임원은 역대 최대인 203명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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