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웅장한 제2롯데월드 실내
서울시가 제2롯데월드 저층부 3개동의 임시사용을 승인하면서 국내 면세점 시장의 경쟁구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날 서울시는 제2롯데월드 저층부 임시사용을 조건부로 승인했다. 이에 따라 개장 준비작업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롯데는 이르면 16일, 늦어도 20일께 저층부를 개장할 계획이다. 정확한 개점일은 이날 이후 열릴 임원회의 등에서 결정된다.

제2롯데월드는 월드타워동과 에비뉴엘동·쇼핑몰동(캐주얼동)·엔터테인먼트동으로 구성됐다. 이번에 승인이 내려진 곳은 에비뉴엘동, 쇼핑몰동 일부, 엔터테인먼트동 등 월드타워동 주변에 있는 3개동이다.

해당 3개동은 해외유명 브랜드 매장과 제조·유통일괄형(SPA)브랜드 매장, 면세점·수족관·극장 등이 들어설 종합 쇼핑·오락 공간이다.

200개 이상의 브랜드가 입점하는 '에비뉴엘동'과 아시아 최대 규모로 들어서게 될 롯데면세점을 앞세워 동남아시아의 쇼핑·비즈니스의 허브로 만든다는 것이 롯데 측의 구상이다.

이에 롯데와 신라의 양강 구도에 어떤 판도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국내 면세점 시장은 롯데와 신라를 주축으로 SK워커힐·신세계조선·현대아산 등의 대기업이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두 곳의 매출 비중이 압도적이다. 지난해 말 기준 롯데는 3조5758억4000만원(52.3%), 신라는 2조903억4900만원(30.6%)으로 상위 2개사가 전체 면세점 매출의 82.9%를 점유하고 있는 과점 체제다.

제2롯데월드에 롯데면세점이 들어서면서 롯데의 독점적 지위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호텔신라도 추격에 분주한 모습이다. 국내외 면세점 사업 확장과 함께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비즈니스호텔인 '신라스테이 역삼'을 오픈하며 비즈니스호텔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하지만 제2롯데월드의 전망이 밝아 이를 상쇄할 수 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제2롯데월드 저층부의 임시개장에 따른 경제적 파급 효과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 주체인 롯데물산이 추산하는 제2롯데월드 사업의 생산유발효과 및 경제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7조원에 이른다. 롯데그룹은 저층부 시설에만 6000개 이상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되고 제2롯데월드까지 완공되면 상시 고용인구가 2만명, 유동인구는 연간 1억명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롯데 측은 롯데월드타워까지 완공되면 1년에 3000억원 이상의 관광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송파구 역시 이 같은 기대를 반영해 지난해 제2롯데월드 인근의 롯데월드 어드벤처와 석촌호수 일대를 중국·일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잠실관광특구'로 지정했다.

제2롯데월드가 문을 열면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해외 관광객 유치에 나설 전망이다. 한국에서 가장 큰 명품백화점 '에비뉴엘동'과 아시아 최대 규모로 들어서게 될 롯데면세점을 앞세워 내수 시장의 핵심 고객으로 떠오른 중국인 관광객(요우커) 잡기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롯데 측이 제2롯데월드를 중국·일본 등 아시아 쇼핑 관광객들을 매료시킬 한류의 중심으로 키운다는 포부를 밝힌 만큼 롯데면세점에 있어서 고무적인 일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제2롯데월드의 성장세가 호텔신라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와 신라 양강구도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절대강자의 면모를 보여준 롯데면세점의 미래가 제2롯데월드의 성공과 맞물려 돌아갈 수 밖에 없다"며 "요우커들의 소비로 유통업계에서 유일하게 승승장구하고 있는 곳이 면세점업계로, 앞으로 롯데·신라 면세점이 더욱 더 치열한 점유율 다툼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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