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형제의 난 발발…조현식·MBK 공개매수
주가 20%대 급등…이미 공개매수가 웃돌아

계열사 부당 지원 및 회사자금 횡령 의혹을 받는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회장이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23.03.08.
계열사 부당 지원 및 회사자금 횡령 의혹을 받는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회장이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23.03.08.

[정재원 기자] 한국앤컴퍼니그룹(옛 한국타이어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다시 시작됐다. 조현범 회장이 최대 주주로 회장직에 오른 지 약 2년 만에 조 회장의 친형인 조현식 고문과 누나인 조희원 씨가 손잡고 조 회장과 지분 싸움을 재개했다.

조 회장 측은 이번 사태를 예의 주시하며 내년 주주총회 표 대결을 준비할 방침이다. 이들은 조양래 명예회장의 친자식들로 조현식 고문은 조 회장의 친형, 조희원 씨는 조 회장의 친누나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국내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설립한 투자회사 벤튜라는 이날부터 오는 24일까지 한국타이어그룹의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 주식을 공개매수한다. 주당 2만원에 지분 20.35~27.32%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부재훈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사내이사인 벤튜라는 조현식 고문과 조희원 씨가 특수관계인이다. 사실상 조 고문과 조희원 씨가 손잡고 한국앤컴퍼니 지분 대결에 나선 것이다.

현재 벤튜라 측이 확보한 지분은 조 고문(18.93%)과 조희원 씨(10.61%)가 보유한 지분을 포함해 총 29.54%에 달한다.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은 지분 0.81%를 보유하고 있으나, 벤튜라에 합류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공개매수가 성공하면 조 고문 측 지분율은 최소 49.89%에서 최대 56.86%에 달하게 돼 조현범 회장을 누르고 경영권을 가져올 수 있다.

다만 벤튜라가 공개매수를 계획대로 진행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조현범 회장 지분율이 42.03%에 달하기 때문이다. 나머지 지분은 국내 기관 투자자와 소액 투자자 17.25%, 외국인 10.37%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한국앤컴퍼니 주가가 1만6,000원을 넘는 상황에서 벤튜라가 주당 2만 원에 원하는 만큼의 지분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오히려 조현범 회장이 지분율을 올리기 더 쉬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현범 회장 측은 지분 싸움에서 훨씬 유리한 상황인 만큼, 우선 사태를 주시하며 혹시 내년 주주총회에서 벌어질 표 대결을 준비한다는 입장이다. 조 회장은 200억 원대 횡령·배임과 계열사 부당 지원 혐의로 지난 3월 구속 기소된 바 있으나 지난달 28일 보석으로 풀려났다.

한국앤컴퍼니 관계자는 "사모펀드와 조현식 고문 측이 주식 공개매수를 시작한 만큼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가 20%대 급등…이미 공개매수가 웃돌아

한편 한국앤컴퍼니의 주가가 장 초반 급등세다. 국내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를 선언하며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한 것이 기폭제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5일 오전 9시30분 현재 한국앤컴퍼니는 4,180원(24.85%) 오른 2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개장 직후 매수세가 몰리면서 주가에 불이 붙고 있다.

한국앤컴퍼니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는 것은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를 선언하면서 경영권 분쟁 이슈가 불거진 영향으로 읽혀진다. 조양래 한국앤컴퍼니그룹(옛 한국타이어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 조현식 고문과 그의 동생인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 간 제2차 형제의 난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날 개장 전 MBK파트너스는 이날부터 오는 24일까지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대상으로 공개매수에 나선다고 공시했다. 인수 주체는 특수목적회사인 벤튜라다. 벤튜라는 부재훈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사내이사로 있으며 조현식 고문과 조 회장의 누나이자 조 명예회장의 차녀 조희원 씨가 특수관계인으로 묶이고 있다. 사실상 조 고문과 조희원 씨가 손잡고 한국앤컴퍼니 지분 대결에 나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공개매수 단가는 주당 2만 원으로 전일 종가 1만6,820원에 경영권 프리미엄 18.9%을 더한 가격이다. 공개매수를 통해 MBK파트너스는 총 발행주식수의 최소 20.35%에서 최대 27.32%를 매입한다는 계획이다. 총 투입 자금은 최소 3863억원에서 5186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공개매수가 성공하면 조 고문 측 지분율은 최소 49.89%에서 최대 56.86%에 달하게 돼 조현범 회장을 누르고 경영권을 가져올 수 있다.

현재 벤튜라 측이 확보한 지분은 조 고문(18.93%)과 조희원 씨(10.61%)가 보유한 지분을 포함해 총 29.54%이다.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은 지분 0.81%를 보유하고 있으나, 벤튜라에 합류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조 회장 측이 지분 싸움에 훨씬 유리한 상황이다. 3분기 말 기준 조 회장의 지분율은 42.03%에 달하기 때문이다. 조 회장 측이 지분을 8% 가량만 더 확보해도 지분율은 50%를 웃돌게 된다. 조 고문, MBK 측이 소액주주를 비롯해 외국인, 기관 등 일반 주주들의 민심을 얼마나 얻을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경영권 분쟁의 성패가 갈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또 공개매수 결정으로 주가가 이미 공개매수가격(2만원)을 넘어선 것도 조 고문 측에는 부담 요인이다. 주가가 이미 공개매수가격을 웃돌고 있어 주주 입장에서는 공개매수에 응하는 것이 오히려 손실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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