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최창원 부회장 전진배치 예상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등 중책 맡아

좌측부터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GS건설 신임 CEO 허윤홍 사장, 구동휘 LS MnM 최고운영책임자의 모습. (사진=각사 제공)
좌측부터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GS건설 신임 CEO 허윤홍 사장, 구동휘 LS MnM 최고운영책임자의 모습. (사진=각사 제공)

[정재원 기자] 재계 주요 기업들이 올 연말 인사에서 세대교체와 오너 경영 체제를 더욱 굳히고 있다. 불확실한 경영 환경이 지속되는 만큼 젊은 오너 경영인을 내세워 장기 성장을 도모하고, 오너 3·4세를 전면에 배치해 책임경영도 강화한다는 포석이다.

이에 따라 오너 3·4세들의 경영능력과 리더십이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오는 7일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과 지동섭 SK온 대표를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새대교체를 위해  60대 경영진 퇴진을 선택하고 신상필벌 원칙을 분명히 하려는 것이다.

김 부회장은 SK이노베이션의 사업 구조를 정유, 화학 중심에서 배터리 등 비정유 사업으로 확장했고, 최근에는 무탄소·저탄소 에너지, 순환경제 중심 친환경 포트폴리오 개발을 통해 성장을 주도했지만 세대교체는 피해가지 못할 전망이다.

지동섭 대표는 실적 악화에 따른 교체가 유력하다. SK온은 2021년 출범 이후 올해 3분기까지 단 한차례도 흑자를 올리지 못해 이에 따른 책임을 묻고, 새 리더십을 앞세워 내년도 사업을 도모한다는 구상이다.

SK그룹은 오너일가의 책임 경영 강화를 위해 2인자로 불리는 수펙스 의장 자리에 최태원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을 앉힐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인사를 실시한 주요 기업들의 경우 세대교체와 오너 3·4세가 약진하는 모습이 뚜렷했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HD현대 사장은 지난달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2021년 10월 사장에 오른 지 2년 1개월 만이다.

정 부회장은 조선업계가 불황일 때 위기극복에 앞 장 섰고 선박영업 및 기술개발을 진두지휘하며 역량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GS그룹은 오너 일가 4세를 전진 배치했다. 회사의 초기 성장을 이끌었던 리더들을 교체하고 오너 4세들을 경영 전면에 내세우면서 그룹내 쇄신과 책임 경영을 강화했다.

올해 인사에서 허윤홍 사장은 GS건설, 허철홍 부사장은 GS엠비즈의 대표를 맡았고 허서홍 ㈜GS 미래사업팀장 부사장은 GS리테일 경영전략SU장으로 이동했다. 허주홍 GS칼텍스 상무와 허치홍 GS리테일 상무는 각각 전무로 승진했다.

또 구자열 LS그룹 이사회 의장 장남인 구동휘 부사장은 LS일렉트릭 대표에서 LS MnM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이동했다. OCI 창업주 고(故) 이회림 회장의 손자인 이우일 유니드 대표이사 부사장도 사장으로 승진했다.

한편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의 장남 김건호 경영총괄사무는 올 연말 인사에서 삼양그룹 지주사인 삼양홀딩스의 사장으로 신규 선임됐다.

'삼양그룹 오너가 4세' 김건호 사장은 1983년생으로 2014년 삼양사 입사 후 해외팀장, 글로벌성장팀장, 삼양홀딩스 글로벌 성장PU장, 경영총괄사무 및 휴비스 미래전략주관을 거쳤다.

업계 관계자는 "급변하는 경제 흐름 속에 기존 사업의 지속 성장과 미래 사업 개척, 조직문화 혁신을 위해 오너 3·4세를 전진 배치하고 세대교체를 단행하는 기업들이 속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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