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 '엔켈라두스' 데이터 분석 결과 사이안화수소 등 물질 발견
유기체 구성 필수인 아미노산 형성에 기여…"생명의 기원 출발점"
수학적 통계 분석으로 추가 발견…올해 6월 생명체 6대 원소 발견키도

지난 2005년 카시니호가 촬영한 엔켈라두스의 모습. (사진=나사)
지난 2005년 카시니호가 촬영한 엔켈라두스의 모습. (사진=나사)

[김승혜 기자] 토성의 얼음 위성 '엔켈라두스'에서 유기체, 생명체 형성에 필요한 원소들이 또 다시 발견됐다. 천문학계에서는 얼음으로 뒤덮인 엔켈라두스 지하 바다에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환경과 화학반응 등이 나타나고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6일 미 항공우주국(NASA) 등에 따르면 지난 2004~2017년 토성 주변을 선회하며 임무를 수행했던 '카시니' 우주탐사선이 보내온 데이터들을 추가 분석한 결과 사이안화수소, 에탄, 메탄올, 아세틸렌, 프로필렌, 산소 등의 물질이 엔켈라두스에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카시니호는 엔켈라두스가 상공 수십~수백㎞까지 뿜어내는 간헐천 물기둥과 직접 부딪히며 비행하면서 그 물 속의 성분들을 파악해 지구로 보내줬다.

특히 나사에서는 새롭게 발견된 물질 중 사이안화수소의 존재에 집중하고 있다. 앞서 진행된 엔켈라두스 물기둥 성분 분석 과정에서도 물, 이산화탄소, 메탄, 수소, 암모니아 등이 발견됐으나 사이안화수소는 유기체를 위한 연료 역할을 하는 만큼 더 특별하다는 것이다.

생명체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단백질이 필수적이다. 사이안화수소는 이같은 단백질을 구성하는 기본 요소인 '아미노산'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화합물 중 하나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하버드대학교의 조나 피터 연구원은 "사이안화수소의 발견은 생명의 기원에 대한 대부분의 이론의 출발점이기 때문에 특히 흥미롭다"며 "사이안화수소는 아미노산 형성에 있어 다용도로 활용되는 일종의 '맥가이버칼' 같은 존재"라고 설명했다.

또 연구팀은 앞서 엔켈라두스에서 발견됐던 메탄 생성이 생명체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측면에서 '작은 시계 배터리' 수준이었다면, 이번에 새롭게 발견된 물질들은 더 많은 에너지를 제공하는 '자동차 배터리'와 같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엔켈라두스에서 새로운 물질을 또 발견해낼 수 있던 것은 기존 연구에서 활용됐던 지구화학 모델링 등과 달리 수학적 통계 분석 기법을 활용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엔켈라두스에서 분출된 물기둥에 존재할 수 있는 수십억 가지의 잠재 성분을 통계적으로 분석했다.

엔켈라두스는 올해 6월에도 생명체 존재에 필요한 산소, 탄소, 수소, 질소, 황, 인 등 6대 원소가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생명체 6대 원소가 모두 발견된 외계 천체는 엔켈라두스가 최초였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나사는 카시니호 데이터 분석 결과 엔켈라두스에는 4개의 산소 원자와 1개의 인 원자가 합쳐진 '인산염'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힌 바 있다. 엔켈라두스 바다의 인산염 농도는 지구 바다의 최소 100배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나사는 아직 엔켈라두스에 생명체가 존재한다고 확신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사이안화수소를 비롯한 새로운 물질들이 분명 괄목할 만한 발견이긴 하지만, 아직은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화학적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추정'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한편 토성의 E고리에 위치한 위성인 엔켈라두스는 지구의 달보다도 6분의1 수준인 지름 500㎞ 수준의 작은 천체다. 크기로만 비교하면 한반도나 영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카시니호는 지난 2017년까지 토성 주변을 선회하며 임무를 수행하다가 연료 고갈로 제어가 불가능해지자 토성으로 돌진해 대기권에서 불타 소멸됐다.

카시니호가 임무를 마친지 6년 여가 지났지만 나사는 지금까지도 카시니호가 보내온 방대한 토성 데이터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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