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남 일 같지 않다. 분노가 치민다”
[심일보 대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생을 마감한 배우 이선균(48)씨를 추모하면서 "국가 수사권력에 무고한 국민이 희생됐다"는 취지의 글을 올린 뒤 몇시간 뒤 돌연 삭제했다. "유명인의 죽음까지 정쟁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일각의 주장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27일 오후 엑스(옛 트위터) 계정에 "고 이선균 님을 애도합니다"라며 "범죄로부터 국민을 지키라는 국가 수사 권력에 의해 무고한 국민이 또 희생됐다"라고 적었다. 윤석열 정부와 검찰과 경찰을 겨냥하는 듯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어 "(이 씨의 죽음에) 저의 책임도 적지 않은 것 같아 마음이 참 아프다"라고 적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나의 아저씨(이 씨의 대표작), 다음 세상에서는 그 편하고 선한 얼굴 활짝 펴시기 바란다"라며 "이승에서의 한은 모두 잊으시고 이제 그만 편히 쉬소서"라고 덧붙였다.
앞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배우 이선균 씨의 사망 소식을 접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남일 같지 않다. 분노가 치민다”며 수사기관을 강하게 비판했다.
조 전 장관은 “검찰과 경찰은 평시 기준 가장 강력한 ‘합법적 폭력’을 보유하고 행사한다. 이 힘의 대상자가 되면 누구든 ‘멘붕’이 된다”며 “언론은 이에 동조해 대상자를 조롱하고 비방하고 모욕한다. 대상자를 사회적으로 매장시킨다”고 밝혔다.
이어 “검경의 수사를 받다가 숨진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다. 그러나 수사 권력과 언론은 책임지지 않는다”면서 “깊은 내상을 입고 죽음을 선택한 자만 나약한 자가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남 일 같지 않다. 분노가 치민다”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전했다.
또한 이날 이재명 대표의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 등에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욕하는 글이 수십 건 올라왔다.
한 지지자는 "이선균을 보며 느꼈다. 우리 이장님(이재명)이 얼마나 힘드셨을까"라며 "이장님이 잘할 거라고 두 손 뒷짐 안 지고 행동하리라 각성한다. 이재명을 꼭 지키리라"라고 했다.
또 다른 지지자는 "한동훈의 무리한 마약 수사가 이태원 참사도 야기했고, 이선균도 죽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이선균 사건은 용산과 공작이다", "수사가 사람을 죽인다" 등의 주장을 폈다.
한편 배우 이선균 씨는 이날 오전 10시30분께 서울 종로구에 있는 와룡공원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오전 10시12분께 매니저로부터 '(이 씨가) 유서 같은 메모를 작성하고 집을 나섰다고 한다'라는 최초 신고가 접수됐다. 수사에 나선 경찰이 이 씨의 볼보 SUV 차량을 발견했을 때, 차 안의 이 씨는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경찰은 유서가 발견된 점을 미뤄 이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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