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경기도 수원시 국민의힘 경기도당에서 열린 신년 인사회에 참석해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경기도 수원시 국민의힘 경기도당에서 열린 신년 인사회에 참석해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심일보 대기자]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일주일간 전국을 돌며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섰다. 총선 지휘봉을 잡은 한 비대위원장은 텃밭인 대구·경북(TK)에선 '정치적 출생지'를 언급하며 지지층 결집에 나섰고, 충청, 호남, 경기에선 중도층을 잡기 위해 '운동권 청산', '힘 있는 여당론' 등의 목소리를 냈다.

당내에서는 그의 첫 정치 행보에 대해 총선 밑그림 그리기뿐 아니라 돌발 현안에도 적절하고 신속하게 대응했다는 긍정적 평가가 나왔다.

전국 돌며 '두 마리 토끼 잡기'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지난 2일 대전을 시작으로 대구, 광주, 충북 청주, 경기 수원 등을 방문했다.

여권의 텃밭인 대구에서는 지지층 결집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대구시를 "저의 정치적 출생지"라고 표현하며 "우리 당과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사람들이 정말 어려울 때 끝까지 우리를 지켜준 우리의 기둥"이라고 강조했다.

대전·충남에서도 정치적 메시지를 보내며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대전시당 신년인사회에서 대전·충남 지역을 '승리의 상징'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는 "대전은 우리당에게 그리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하는 사람에게 승리의 상징이기 때문에 처음으로 왔다"며 "대전과 함께 우리 당이 승리의 길로 가는 것에 함께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호남과 충북, 경기도에선 여당 프리미엄을 강조하며 야당과 차별화에 나섰다.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한 것이다.

한 위원장은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시당 신년 인사회에서 "우리는 정부여당이다. 우리 국민의힘을 이끌면서 그 고마움과 존경의 마음을 정책으로서, 예산으로서 행정으로서 표현하고 실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충북도당을 방문한 지난 4일에도 "우리가 가끔 잊고 있는 게 있다. 우리는 권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지난 대선에서 기적적으로 승리해 대통령을 보유한 당"이라며 "대통령을 보유한 우리의 정책은 현금이고, 민주당의 정책은 약속 어음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국민의힘 경기도당에서 열린 신년 인사회에서 당원·지지자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제공)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국민의힘 경기도당에서 열린 신년 인사회에서 당원·지지자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제공)

한동훈 "교통망 확충 등 격차 해소 집중"

한 위원장은 5일 경기도 수원에서 열린 경기도당 신년 인사회에서는 "경기도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으면 승리한다"며 교통망 확충 등 각종 불합리한 격차 해소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전임 김기현 지도부에서 제시한 김포-서울 편입 메가시티론을 두고는 "우리 당이 굉장히 진지하고 구체적인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며 "어떤 내용으로 할지 차차 설명해 드리겠다"고 밝혔다.

이어 "메가시티와 특별자치도 모두 해결하는 목표가 비슷한 지점에 있다"며 "어떤 방식이 더 효율적이고 실천적일지, 어떤 게 주민들의 뜻에 부합하는지 등을 잘 챙겨보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생활권이 굉장히 넓어지고 있지만 도시는 집약되고 있다. 경기가 서울과 같은 생활·직업·교육권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특히 교통 문제는 생활이 편입된 젊은 분들이 많은 고충을 느끼고 있다. 전철 문제를 포함한 구체적인 해소 방법을 내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신년 인사회에서 '나의 해방일지' 드라마를 인용하며 "주인공 남매 3명이 경기도 가상도시에 살면서 마을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산 넘고 물 건너 서울로 출근한다"며 "출근하기도 전에 녹초가 돼버리고, 막차를 놓치면 택시비를 아끼기 위해 시간을 맞춰서 강남역에 모여 귀가한다"고 했다.

이어 "경기도 시민은 서울로 출퇴근하기 고통스럽고, 두려운 밤거리도 곳곳에 있다. 비용의 어려움도 크다"며 "이번 총선에서 경기 동료 시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교통·안전·치안·문화·경제 등 다양한 영역의 불합리한 격차를 해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그는 취재진에게 "1,400만 명이 모인 경기는 여러 불합리한 격차의 상당 부분을 가지고 있는 곳"이라며 "집중해서 좋은 정책을 내고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 중앙회를 방문해 김호일 대한노인회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 중앙회를 방문해 김호일 대한노인회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민경우 '노인비하'·이재명 피습 사건에도 신속·적절 대응

한 위원장은 민경우 전 비대위원의 '노인 비하' 발언 논란을 조속히 매듭지었고, 민주당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에는 진영 논리에 휩쓸리지 않고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지난해 연말 비대위 구성을 마치고 곧바로 당 진용 개편에 착수, 지난주 총선 공천관리위원장을 발표하기까지 각종 인선 작업도 '신속과 보안'이라는 원칙하에 속도감 있게 이뤄졌다.

7일 연합뉴스는 "한 위원장은 이 과정에서 당을 빠르게 장악하고, 여론의 주목도를 높이는 데도 성공했다는 게 여권 인사들의 대체적 평가"라고 전했다.

이외에도 한 위원장은 '운동권 청산', '격차 해소 정책 제시' 등을 통해 중도층 표심 잡기에 나서기도 했다.

비대위원장 수락 연설에서 '운동권'이라는 단어를 일곱 번이나 사용하며 민주당의 586 세력 퇴진론을 펼쳤고, 3일 비상대책위원회에선 "선진국 수준에 맞지 않는 불합리한 격차를 해소해야만 현실의 시민 삶이 나아진다"며 "이번 총선에서 교통·안전·문화·치안·건강·경제 등 다양한 영역의 불합리한 격차를 해소하고 없애는데 집중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동훈 인재영입 직접 맡아

한동훈 위원장은 지난 3일 "직접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아서 좋은 분들이 우리 당으로 오시도록 앞장서겠다"며 인재영입위원장 겸임 의사를 밝혔다.

한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우리가 국민의 선택을 받기 위한 핵심은 좋은 사람들이 우리 당으로 모이게 하는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한 위원장은 "그동안 업무 효율성과 연속성을 위해 열정적으로 일한 이철규 위원장도 똑같이 저와 함께 일할 것"이라고 했다. 

7일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학교폭력 피해자들을 10여 년간 대리해온 박상수 변호사(44)가 이번주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후 첫 인재영입 사례다.

박 변호사는 오는 8일 한동훈 비대위 출범 후 첫 인재영입식을 통해 국민의힘에 입당할 예정이다. 이날 인재영입식에선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와 하정훈 소아청소년과의원 원장 등 그간 발표된 영입인재 12명이 공식 입당 절차를 밟는다. 국민의힘은 이날 새로운 영입인재가 발표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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