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 사퇴일 지난 11일…檢法 사표 이어져
이성윤·신성식·김상민·전상범 등이 대표적

윤석열 정부 첫 검찰총장이 이르면 17일 제청될 것으로 알려졌다. 여환섭 법무연수원장과 김후곤 서울고검장, 이두봉 대전고검장, 이원석 대검찰청 차장검사 등 4명이 최종 후보에 올랐다. 사진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검찰 깃발.
윤석열 정부 첫 검찰총장이 이르면 17일 제청될 것으로 알려졌다. 여환섭 법무연수원장과 김후곤 서울고검장, 이두봉 대전고검장, 이원석 대검찰청 차장검사 등 4명이 최종 후보에 올랐다. 사진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검찰 깃발.

[김민호 기자] 4·10 총선 출마를 위한 공직 사퇴 기간이 지나면서 검찰과 법원 출신 후보들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법조계에서는 수사와 재판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렸다는 비판이 거세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22대 총선(4월10일)을 위한 공직 사퇴 기한은 지난 11일이었다.

검찰에서는 이성윤(61·23기)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고검장), 신성식(58·27기) 연구위원(검사장), 김상민(45·35기) 대전고검 검사(부장검사)가 사표를 제출하고 총선을 준비하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꽃은 무죄다', 신 연구위원은 '진짜 검사', 김 검사는 '그래 다시 김상민' 출판기념회를 열며 출마를 본격화했다.

이 연구위원의 출마지로 전북 전주 등이 거론되고, 신 연구위원은 고향인 전남 순천 출마를 준비 중이라고 한다. 두 사람은 민주당 후보로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김 검사는 국민의힘 소속으로 고향 경남 창원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하지만 이들은 징계 등으로 인해 사표가 수리되지 않았다. 이 연구위원과 신 연구위원은 각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관련 수사외압 의혹과 채널A사건 오보 연루 의혹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대검찰청은 최근 김 검사가 공직 사퇴 시한 훨씬 이전부터 출마를 준비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법무부에 중징계를 청구했다.

김 검사는 지난해 추석을 앞두고 지역 주민들에게 "지역사회에 희망과 목표를 드리는 사람이 되겠다" "저는 뼈속까지 창원사람"이라는 문자를 보내 논란을 겪은 바 있다. 

법원 출신은 전상범(45·34기) 전 부장판사와 심재현(52·30기) 전 부장판사가 있다. 오는 2월 정기 인사를 앞두고 지난 11일에 맞춰 사표가 수리됐다. 출마 목적으로 풀이된다. 전 전 부장판사는 이날 국민의힘 영입 인재 명단에 올랐다. 심 전 부장판사도 총선 출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지난 21대 총선(2020년 4월15일)에서는 판사 출신 이수진(54·31기)·최기상(54·25) 의원이 민주당으로, 장동혁(54·33기) 의원이 국민의힘으로 '직행'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판·검사의 출마를 법으로 제한할 방법은 현재 없다. 징계나 수사·재판이 진행 중이면 사표가 수리되지 않는다.

사표가 수리되지 않았어도 일명 '황운하 판례'로 총선 90일 전 사직 의사를 밝히면 출마가 가능하다. 현직 경찰이던 황운하 민주당 의원에 대한 당선 무효 소송이 제기됐지만, 대법원은 2021년 4월 이같이 판단했다.

'공무원이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선거일 90일 전까지 직을 그만둬야 한다'는 선거법 53조 4항에서 직을 그만둔 시점을 사표 수리가 아닌 사직서를 제출한 시점으로 봐야한다고 판시했다.

직무 수행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밝혀도 소속 기관장이 사직원을 수리하지 않으면 선거 출마의 자유가 제한된다는 이유에서다. 

황운하 판례의 '마법'을 악용한다면 현직 판사 검사들이 징계를 각오하고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며 활동하다 시한내 사표만 던지면 손쉽게 정치권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됐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판·검사들의 출마를 막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치적 중립을 지킬 것이라는 신뢰가 근본부터 흔들린 측면이 있다"며 "회복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검찰 내부에도 정치 직행에 대한 비판이 있지만, 단기간 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는 인식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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