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비위 논란에 총선 악재될라 전전긍…자객출마에 추가 탈당 우려도
박용진 "성 비위 부각되면 망해" 박지현 "엄중하고 신속하게 조치해야"

강위원 더불어민주당 기본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당원존에서 열린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출범식에서 사회를 보고 있다. 2023.06.04.
강위원 더불어민주당 기본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당원존에서 열린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출범식에서 사회를 보고 있다. 2023.06.04.

[김민호기자] 성추행 의혹 등으로 논란이 불거진 강위원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특보가 공직선거후보자 검증위 후보 검증 신청을 철회하며 4월 총선 출마를 포기했다. 친명(친이재명)계 원외 핵심 인사인 강 특보는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의 총선 승리 전략을 흔들게 둘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성 비위 논란에 연루된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봉주 전 의원 등은 총선에 출마하겠다고 버티고 있다. 이들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어 당 지도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당내에선 "엄중히 조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6일 민주당에 따르면 당 윤리감찰단은 현 부원장의 성희롱 문제와 관련한 감찰을 진행 중으로 최고위원회에 아직 결과가 보고되지 않았다.

현 부원장은 지난해 12월 말 성남의 한 호프집에서 이석주 성남중원 예비후보와 그의 수행비서인 A씨에게 "너희 부부냐", "감기도 같이 걸렸잖아", "같이 사냐" 등의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9일 윤리감찰을 지시했다.

이후 이 예비후보가 현 부원장과의 합의문을 공개했는데, 이를 두고 2차 가해 논란까지 불거졌다. 현 부원장은 "최종적으로 확정된 합의문이 아니다"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피해자 측은 "또다시 당했다는 생각에 참 씁쓸하다"고 발끈했다.

현 부원장 친명계 원외 인사로 비명(비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윤영찬 의원 지역구인 경기 성남 중원구 출마를 준비 중이다.

미투 논란이 제기됐던 정봉주 전 의원은 예비후보 심사에서 적격 판정을 받았다. 민주당은 2020년 총선 때는 정 전 의원을 성추행 의혹으로 부적격 처리했지만 이번에는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 문턱을 넘었다. 정 전 의원은 비명계 박용진 의원 지역구인 서울 강북을에 출사표를 던졌다.

정 전 의원은 2021년 성추행 의혹을 보도한 한 인터넷 매체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 등에서 무죄를 최종 확정받았다. 다만 민사 판결에서는 무고 등 형사재판에서 무죄가 확정됐지만 "이것이 '성추행 사실이 없었다'는 사실이 증명됐다는 취지는 아니다"고 판시해 여전히 다툼의 여지가 남아있는 상태다.

논란이 된 이들은 모두 친명계 인사로 비명계 지역구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어 공천 심사 및 결과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향후 공천관리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추가 탈당이 일어날 수 있어서다.

정 전 의원과 강북을 놓고 경쟁하게 된 박용진 의원은 전날 라디오에서 "정봉주·강위원·현근택 등 성비위 의혹의 3인방, 이 트로이카가 당의 공천 국면을 이끌어가는 것처럼 보이면 당이 망하는 길로 갈 것이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가 예민하게 바라보고 심각하게 판단해서 어떤 조치를 해줘야 하는데 아무런 조치를 안 하고 그냥 경고만 하고 방치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도 페이스북에 "성범죄 가해자의 적격판정, 경고처분과 같은 이해 못 할 대처 또한 2차 가해"라며 "민주당의 대표는 가장 엄중하고 신속하게 이 사건을 처리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도 공세를 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비대위 회의에서 "현근택 같은 사안이 국민의힘에서 제가 정말 아끼는 분들에게 일어났다고 생각해 보자"며 "우리 공천관리위원회는 두 번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저격했다.

민주당도 총선 악재로 커질 것을 우려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예비후보들을 상대로 한 당 검증위의 검증 작업에 관해 불공정 시비가 이는 데 대해 "검증위에서 어떤 기준을 가졌는지를 최고위에서 살펴볼 생각"이라며 "이미 적격 판단을 받았다 하더라도 필요하면 다시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검증위를 통과한다는 건 일종의 자격시험"이라며 "공관위에서 논의할 때는 실제로 공천을 받거나 공천을 위한 경선에 참여할 수 있는 권한, 자격을 부여하는 것이기 때문에 훨씬 더 강도 높은 심사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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