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희 기자] 강사라는 지위를 이용해 입시 압박감을 느끼는 제자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50대 성악 강사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북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구미옥)는 지난 12일 상습강간죄 등 혐의를 받는 50대 남성 A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16일 밝혔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성악 강사인 A씨는 지난 2013년 10월께부터 이듬해인 2014년 1월께까지 서울의 한 입시 교습소에서 여성 제자 B씨를 십여 차례에 걸쳐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10대였던 B씨는 3년간 A씨의 성악 지도에만 의존해 대학입시를 준비하고 있었고, A씨의 말을 전적으로 신뢰하며 따랐던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B씨는 당시 대학 입시에 대한 극도의 심리적 압박감을 느끼고 있었다고 한다.

조사 결과 A씨는 B씨에게 "성관계를 해야지 집중이 더 잘되고 고음을 더 잘 낼 수 있다"는 말을 하며, 요구를 거절하지 못하는 B씨를 상대로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이 같은 B씨의 심리적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해 그를 교습소에서 십여 차례나 간음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또 A씨는 B씨 외에도 다른 입시생 제자를 상대로 여러 차례 성범죄를 저질러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해당 사건에 대해 지난해 11월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지만 B씨의 항고 및 서울고검의 재기수사 명령으로 피해자 조사 및 추가 자료 확보, 법리 검토 등이 이뤄졌고 이후 A씨의 혐의를 특정해 불구속 기소했다.

또 사법경찰이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불송치한 지난 2013년 10월 강간 범행에 대해서도 B씨의 이의신청을 받아 함께 기소했다고 한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에게 죄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철저히 공소 유지하고, 앞으로도 성폭력 범죄에 대해 엄정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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