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객출마 논란' 김우영·양문석·정봉주, 줄줄이 검증위 통과
'지도부 경고'에도 김우영 출마 강행…"친명 봐주기 아니냐"

[김민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비이재명계 지역구 '자객 출마'로 논란이 된 친명 인사들이 잇달아 예비후보 검증을 통과하면서 비명계는 불쾌한 기류다. 이에 공천을 둘러싼 당내 갈등이 재점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9일 민주당에 따르면, 김우영 강원도당위원장과 양문석 전 통영고성지역위원장은 전날 예비후보 심사서 적격 판정을 받았다.

김 위원장은 강원도당위원장직을 유지하면서 서울 은평을 출마를 선언해 논란이 일자 당 지도부의 경고 조치를 받았고, 양 전 위원장은 비명계를 향한 막말 논란으로 '당직 자격 정지 3개월' 징계를 받았다.

징계 혹은 경고 조치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이 나란히 검증대를 통과하자 당내선 볼멘 소리가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양 전 위원장의 적격 판정에 "막말로 징계를 받은 상황인데 검증 통과시킨 것은 너무한 처사"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김 위원장 적격 판정을 두고 "강원에서 당직을 맡은 사람이 서울에 출마하겠며 후보검증을 신청했는데 어떻게 통과시킬 수 있냐"고 따졌다.

양 전 위원장은 현재 당직 자격이 정지된 상태이나 총선 출마에 제약은 없다. 경선 출마 부적격 기준은 '제명 또는 당원 자격 정지'인데, 양 전 위원장이 받은 징계는 이보다 낮은 수위다. 김 위원장의 '유턴 논란' 역시 검증위 심사 대상이 아니라는 게 검증위 측 설명이다.

두 사람 모두 비명으로 분류되는 현역 의원 지역구에 자객 출마를 자처한 이들이다. 김 위원장은 같은당 강병원 의원 지역구인 서울 은평을에, 양 전 위원장은 전해철 의원 지역구 경기 안산상록갑에서 각각 출마 선언했다. 자객출마 논란을 딛고 두 사람이 나란히 검증위 심사를 통과하자 당내 일각에선 '친명 봐주기' 지적이 나온다.

대표적인 친명 인사로 분류되는 정봉주 전 의원도 검증위 관문을 넘어선 뒤 연일 현역 박용진 의원과 날선 공방전을 이어오고 있다.

4년 전 성비위 의혹으로 공천 배제됐던 정 전 의원은 2021년 대법에서 무죄를 확정받고 이번 총선에 재도전한다.

정 전 의원은 사법리스크를 털어낸 만큼 총선 행보에 문제 없다는 입장인 반면, 박 의원은 정 전 의원을 겨냥해 '성비위 트로이카'라며 공세를 펼쳤다. 이에 정 전 의원이 법적 대응을 시사하며 양측 공방전이 격화하고 있다. 일부 강성 당원들은 박 전 의원이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며 윤리심판원에 징계 청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한 비명계 의원은 뉴시스에 "정 전 의원은 4년 전 금태섭 전 의원에 이어 이번엔 박용진 의원 지역구를 찾아가는 등 당내 갈등만 키우고 있는데 지도부가 나서서 사태를 정리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앞서 윤영찬 의원 지역구에 도전장을 내민 현근택 민주연구부원장도 예비후보 검증을 통과했지만 최근 미투 파문이 확산되자 후보직을 내려놓았다. 원외 친명 강위원 당대표특별보좌관도 송갑석 의원 지역구 광주 서구갑에서 예비후보 검증을 받았으나 잇단 논란 속에 검증 신청을 자진 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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