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 양이원영, 비명 양기대 지역구 출마 선언
이수진, '이재명' 강조하며 비명 윤영찬 지역구로
김의겸·이동주·김병주 등 비명 지역구에 도전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9차 인재영입식에 참석해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9차 인재영입식에 참석해 있다.

[김민호 기자]  친이재명계 비례대표들이 비명계 현역 의원 지역구 출마 선언하는 3차 자객출마가 일어났다. 비명계는 연이은 친명계의 '자객 출마'에 반발하고 있어 공천 잡음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친명계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대표)은 전날 비명계 양기대 의원 지역구인 경기 광명을에 출사표를 던졌다.

양이 의원은 출마를 선언하면서 양 의원을 겨냥해 거친 언사를 쏟아냈다. 그는 "국민의힘에 있어도 이상하지 않는 민주당답지 않은 정치인이라는 조롱이 여기저기에서 들린다"고 주장했다.

그는 "왜 지난 대선 시기 제대로 된 유세 한 번 하지 않았나"라며 "당대표가 검찰 독재의 칼날에 난도질을 당하는 상황에서 당대표 체포동의안에 왜 가결표를 던졌냐"고 따졌다.

이어 "왜 자신있게 자신의 정치적 입장과 행동에 대해 밝히지 못하냐"며 "22대 국회에서도 자기 자리만 생각하는 정치인이 민주당 국회의원으로 남아 있다면 개혁정당인 민주당은 시대정신을 발휘하지 못하는 무능한 야당이 될 것임이 불을 보듯 뻔하다"고 했다.

양이 의원은 출마 회견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친명계 자객출마 논란에 대한 질문에 "양 의원이 비명인 것을 몰랐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자객공천으로 단순히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비례대표)은 지난 22일 "이재명과 함께 이수진은 한다”며 비명계 윤영찬 의원 지역구인 경기 성남중원 출마를 선언했다,

이 의원은 출마 선언문에서 윤 의원의 비명계 의원 모임 '원칙과상식' 활동 이력을 부각했다. 윤 의원은 탈당 기자회견 직전 불참 의사를 밝히며 당에 남았다.

그는 "성남시 중원구의 상황이 너무 긴박하다. 이 대표의 심장을 뺏길 수는 없다는 절박함으로 호소드린다"며 "성남 중원의 민주당 후보는 민주당의 정신을 오롯이 가지고 있는 후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금 성남중원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오겠다는 후보는 민주당의 정체성조차 없는 사람"이라며 "민주당에 배신과 분열의 상처를 주면서 민주당의 이름으로 출마하겠다는 상황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서울 서대문갑 불출마를 선언하고 하루 만에 성남중원 출마 의사를 밝혀 '자객 출마' 논란을 피할 수 없었다. 그는 회견 이후 기자들과 만나 '성남중원에 연고가 있느냐'는 질문에 "특별히 없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윤 의원은 페이스북에 "성남중원에 아무런 연고가 없는 후보가 선거 80여일도 남지 않은 지금, 갑자기 지역을 바꿔 출마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은 아무런 명분도 없는 선사후사일 뿐"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갑자기 내려오시면서 오직 자신만이 진짜 민주당 후보인 것처럼 주장하는 것도 무례하며 지역주민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비명계에서는 친명계 비례대표들이 비명계 지역구 사냥에 나섰다는 불만이 터져 나온다. 친명계 김의겸 의원은 비명계 신영대 의원 지역구인 전북 군산에 출마를 선언했다. 친명계 이동주 의원은 비명계 홍영표 의원 지역구인 인천 부평을에 도전장을 냈다. 친명계 김병주 의원은 비명계 김한정 의원 지역구인 경기 남양주을에서 출마를 준비 중이다.

당 지도부와 공천관리위원회는 친명계와 비명계가 공천을 두고 정면 충돌하는 양상을 보이자 공개적으로 분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전날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경쟁은 치열하게 하되 공정하게 해야 한다"며 "경쟁자 역시 같은 당 안에 있는 동지이기 때문에 존중과 배려도 잊지 않아야 된다"고 말했다.

임혁백 공관위원장은 "우리당 일부 국회의원 입후보자 간에 인신공격과 상호 비방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이러한 일련의 문제에 대해 단호하고 엄격히 조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