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일보 대기자/편집국장
심일보 대기자/편집국장

받고자 하는 대우를 받지 못할 때 내는 심술을 '몽니'라 한다. 그냥 떼 쓴다거나 꼬장 부린다는 뜻으로 쓰이는 경우도 많다. 1998년 당시 김종필 국무총리가 "내각제 안 하면 몽니 부리겠다"고 발언한 것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19 10월,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손학규 대표가 앞서 자신이 부담해야 할 당비를 다른 당원이 대신 내게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조사를 의뢰했다. 선관위는 '당비 대납' 의혹을 조사한 결과, 위반사항을 찾지 못해 자체 종결했다. 당시 중도 혁신이란 기치 아래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합심해 만들어진 바른미래당은 2020년 2월, 창당 2년여 만에 여러 가지 내부 갈등으로 유승민계가 탈당하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그 중심에는 유승민계인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있었고, 이 대표는 4년여 만에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상대로 '3지대 합당'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홍준표 대구시장은 현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를 향해 “(이 대표가) 미적거리면서 시간만 질질 끄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며 “결심이 섰으면 탈당하고 나가서 신당을 차리는 게 낫다. 지금 몽니를 부린다는 인상이 짙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당적을 갖고 있으면서 매일 같이 쇼하는 것처럼 몽니를 부리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12월 27일까지 기다릴 이유 없다. 시간을 끌면 신당이 뜨기 어렵다. 국민들은 (이 전 대표가) 몽니를 부린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작금의 정치권을 살펴보면 거대 여야를 떠나 제3지대 신당 세력들이 빅텐트 구성 시점을 놓고 이준석 신당과 비명계 3인방 신당이 기싸움을 벌이는 모양새다.

허은아 개혁신당 최고위원은 제3지대 합당 불발 가능성에 대해 "불발되지는 않을 것 같다"며 "논의들이 잘 되고 있다"고 밝혔다. 허 최고위원은 오늘 한 라디오에 나와 미래대연합 측이 합당 시점으로 2월 말에서 3월 초를 언급한 데 대해 "개혁신당 입장에서는 너무 늦다"며 "얼른 공천관리위원회도 꾸리고 지금 저희 당에서 출마를 하고 싶다고 하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현역 의원들의 합류에 대해선 "고민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결정하신 분들도 계신다"며 "지금 마음이 바뀐 사람들이 많다. 지금 보니까 좀 속도가 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국민의힘 당정 갈등에 대해선 "(한동훈 위원장이 대통령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지 않았다 이런 말씀을 하셨다"며 "약속대련이었다라는 마침표를 찍어주는 발언 아니었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며 이준석 대표와 당시 윤석열 대선후보 간 갈등 봉합을 예로 들어 "이미 국민들께서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이런저런 모습을 보고 화해를 한 것 같지만 화해가 아니었구나"라고 했다.

정치전문가들은 이 대표가 당 지분을 최대한 가져오는 '이기는 합당'을 하겠다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란 전망을 내고 있다.

이준석 대표의 '정치적 몽니'가 이번에도 통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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