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혜 기자] "미국은 북한의 치명적인 군사행동 징후를 주시하고 있다."

대남 공개 적대 정책으로 전환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수개월 내 치명적인 군사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미 정부 당국자들이 밝히는 것으로 미 뉴욕타임스(NYT)가 25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했다.

미 당국자들은 김정은이 과거보다 한층 공격적인 대남 강경 발언을 하고 있으며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평가했다.

미 당국자들은 한반도에서 전면전이 임박한 것은 아니지만 김정은이 조기 확전으로 이어지는 것을 회피하는 방식으로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 당국자들은 2010년 북한의 서해 도서 공격 도발을 사례로 들었다. 당시 남북은 포격전을 벌여 군인들이 전사했고 한국에서는 민간인들도 사망했으나 확전하지 않았다.

조나산 파이너 미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25일 워싱턴에서 열린 아시아 소사이어티 포럼에서 북한이 “부정적인 행동을 지속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달 들어 김정은은 대남 공세를 강화하는 일련의 조치를 취해왔다. 북한은 24일 신형 전략순항미사일을 여러 발 발사했고 지난 14일에도 북한 정부는 극초음속 탄두를 장착한 신형 고체 중거리 미사일을 시험했다고 밝혔다. 지난 5일에도 서해에서 수백 발의 포격을 가해 도서 지역 주민들이 대피하기도 했다.

김정은은 또 평화적 통일 정책을 공식 폐기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지난 16일 보도했다. 김정은은 연설에서 “한반도에서 전쟁이 벌어지면 대한민국을 완전히 점령해 우리 공화국(북한)에 합병할 것임을 헌법에 명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핵무기를 보유해 유엔의 강력한 제재를 받는 북한의 정책 변화와 미사일 등의 발사 행위가 북한 담당 미 당국자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미 당국자들은 김정은이 러시아와 관계 강화에 따라 자신감이 커진 것으로 평가한다.

하와이 동서연구소 진 리 연구원은 “(김정은의) 발언과 정책 변화는 불안감을 높이려는 전략의 일환”이라면서 김정은이 김정일이 2010년에 했던 것처럼 서해 도서 지역에서군사 도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북한 전문가 로버트 칼린과 시그프리드 해커는 최근 38 노스에 기고한 글에서 한반도 상황이 “1950년 6월 초 이후 어느 때보다 위험하다”면서 김정은이 “전쟁을 일으키려는 전략적 결정을 내렸다”고 썼다.

그러나 한 미 당국자는 북한이 러시아에 대량의 포탄과 적은 수의 첨단 미사일을 지원한 점이 한국과 장기 전쟁을 준비를 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대규모 군사 작전을 계획한다면 미사일과 포탄을 비축할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 당국자들은 김정은이 상황 악화를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한다. 북한이 2010년 연평도를 포격했을 때 한국이 보복했으나 양측은 확전하지 않았다.

그보다 앞서 같은 해 한국 천안함이 북한 잠수함의 어뢰 공격으로 침몰하면서 46명의 해군 병사가 전사했다. 북한은 자신들의 소행임을 부인했고 한국은 제재 조치만 취하고 군사 보복을 하지 않았다. 1999년과 2002년 서해 교전 때도 남북한은 전면전 확산을 피하기 위해 제한적 대응만 했다.

아시아 소사이어티 부회장 대니얼 러셀 전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김정은이 2010년보다 훨씬 큰 규모로 도발할 의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김정은이 충격적 군사 행동을 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