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잔류 선언 후 '수도권 출마론' 분출
경기 오산, 수원 등 험지 출마 요청
일각 "공천 신청 않겠단 말 과도하게 해석"
한동훈, '유승민 카드' 꺼낼 지 관심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경기 김포시 라베니체광장에서 김포검단시민연대 주최로 열린 '김포-서울 통합 GTX-D 노선안 환영 시민대회'에 참석해 전달받은 김포-서울 통합 염원 메시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경기 김포시 라베니체광장에서 김포검단시민연대 주최로 열린 '김포-서울 통합 GTX-D 노선안 환영 시민대회'에 참석해 전달받은 김포-서울 통합 염원 메시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김민호 기자] 유승민 전 의원의 총선 역할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당 안팎에서 '합리적 보수' 인사로 평가받는 유 전 의원이 '중도·개혁' 이미지로 수도권에 등판할 경우 외연 확장에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4일 여권에 따르면 경기 오산에서 내리 5선을 한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대항마로 검토됐다는 설 등 수도권 험지 차출론이 분출하고 있는 것이다.‘국민의힘이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오산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이 여권 관계자 발로 지난달 30일 보도된 것이 발단이 됐다. 

이와 관련, 당직을 맡고 있는 한 의원은 "아직 유 전 의원에게 제안한 것은 아니지만 내부에서 유 전 의원에게 수도권 출마를 요청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4·10 총선에서 경기 수원정 출마를 선언한 이수정 경기대 교수는 유 전 의원의 수원 출마를 희망했다. 이 교수는 지난 2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유 전 의원이 저희 지역에 와 주신다면 저는 굉장히 환영하는 입장"이라며 "우리가 개발하는 공약과는 또 다른 새로운 각도의 공약을 개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서울 중성동을 출마를 선언한 윤희숙 전 의원도 지난 3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유 전 의원은 이 당에 충성심을 보이고, 국민들에게 멋진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복구하고 싶은 것 같다"며 "그러려면 험지에, 승률이 거의 없는 곳에 가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특히, 제3지대에서 '반윤' 표심을 공략하는 이준석 대표를 견제할 적임자란 얘기가 나왔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30일, KBS 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에 출연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금 개혁신당을 이끌고 있는데 관련해서 어떤 역할, 아니면 견제 이런 부분의 역할을 준다면 우리 당으로서는 효과가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

이같은 발언을 종합하면 서울은 한동훈 비대위원장, 경기는 유 전 의원을 앞세워 지난 총선 수도권 패배를 설욕해야 한단 전략적 판단도 깔린 발언이다. 유 전 의원이 그동안 윤석열 정부를 강하게 비판해 온 만큼 유 전 의원의 수도권 출마 자체가 '당정 관계'의 변화라는 긍정적인 신호를 줄 수 있다는 논리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자신의 '총선 역할론'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유 전 의원과 가까운 인사들도 "언론이 '공천 신청은 하지 않겠다'는 것에 과도하게 해석한 것"이라며 선을 긋고 있다.

유 전 의원과 가까운 한 인사는 "공천 신청을 하지 않겠다고 한 것을 언론이 과하게 해석한 것 같다"며 "본인이 출마하거나 공약 개발 등의 역할을 할 것 같진 않다"고 밝혔다.

유 전 의원과 바른정당을 함께했던 이혜훈 전 의원은 KBS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와의 인터뷰에서 "TK 아들에 대한 애정이 무한해서 TK를 포기하지 않은 것으로 들었는데 지금도 그게 유효하다면 결국 수도권 출마는 안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결국 유 전 의원에 대한 수도권 차출 여부는 한동훈 위원장에게 공이 넘어간 분위기다. 공천 국면을 발판 삼아 당내 장악력을 높이고 있는 한 위원장이 유 전 의원에게 수도권 출마를 공식 요청할 경우 유 전 의원이 결단을 내릴 가능성도 있다.

유 전 의원의 측근은 "당이 공식적으로 출마를 요청할 경우 유 전 의원으로서는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출마 요청을 받아들이면 '공천 받으려고 그런 것이냐'는 비판이 있을 수 있고, 거부할 경우 '당이 어려운데 비판만 하고 있을 거냐'는 얘기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실이나 당이나 직접 유 전 의원에게 요청할 만한 상황은 아닌 만큼 계속 이슈화해서 주변에서도 유 전 의원에게 등판을 요청하는 분위기를 만들려는 것 같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도 아직까지는 유 전 의원 등판론에 대해 "그런 검토한 바 없다"며고 했다. 이어 "저희 총선 전략은 그렇게 대놓고 얘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저희는 이기는 공천, 국민에게 명분 있는 공천을 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을 아꼈다.

한 위원장은 오는 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리는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기조 발언을 하고 언론인들로 구성된 패널들과 토론한다.

이 자리에서 한 위원장은 총선 승리 전략, 경기도 재편, 선거제, 정치 개혁 등에 대해 언급하면서 김 여사 의혹에 대한 당의 대응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윤 대통령과의 갈등이 불거졌던 만큼 당정 관계에 관한 입장과 유승민 전 의원에 대해서 어떱 입장을 밝힐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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