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원 기자] 삼성그룹 불법승계 재판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무죄 판결을 받은 가운데 총수 사법리스크 해소로 그룹 계열사들의 가치도 올라갈 수 있다는 전망이 잇따른다.

KB증권은 6일 보고서에서 "국정농단 사건 이후 지속된 이재용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완화 구간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2016년 국정농단부터 2024년 경영권 불법 승계까지 9년 간의 재판 속에서 삼성은 2017년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던 미래전략실을 폐지하고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 3개 부문의 태스크포스(TF)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

보고서는 9년간의 재판이 마무리 단계에 진입해 향후 이 회장의 삼성그룹에 대한 적극적인 경영 참여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했다.

보고서는 삼성그룹의 ▲주주환원정책 강화 ▲M&A ▲신규 투자 확대 등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삼성그룹 전반의 기업가치 제고에도 긍정적 영향을 기대했다.

지금까지 삼성전자를 포함한 삼성그룹주가 낮은 기업가치를 보인 것은 이 회장 사법 리스크에 따른 그룹의 전략적 의사결정 지연과 정책 및 규제 리스크 확대 등이 해외 대형 펀드의 투자 조건에 부합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봤다.

그러나 향후 규제 리스크가 해소된다면 ESG를 포함한 해외 대형 펀드의 자금 유입 가능성은 커질 수 있고, 이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의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박정제·지귀연·박정길)는 전날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의혹' 관련 재판에서 이 회장과 삼성전자 전·현직 임원 14명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기소 전제로 들었던 '프로젝트-G' 문건의 존재를 인정하면서도 삼성 오너 일가의 승계작업을 위한 문서가 아닌 일반적인 사업 검토 문건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아울러 이 회장이 관련됐다고 검찰이 주장한 19개의 혐의사실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모두 무죄로 판결했다.

한편 검찰은 이번 판결 관련 사실인정과 법리판단을 면밀하게 검토·분석해 항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항소 기한은 오는 13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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