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이후 다시 바뀐 서울 상권지도
성수동 상권, 트렌디한 카페 중심 성장세
한남동 상권은 고급 주거지 구매력 강점
특색 사라진 홍대·가로수길 회복세 더뎌

[신소희 기자] 명동·가로수길·홍대 등 전통 상권이 위축되고 있지만, 성수·한남·도산대로 일대 상권이 크게 주목받으며 서울 상권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MZ 세대와 외국인 관광객 유입으로 유동 인구가 증가한 것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11일 글로벌 종합부동산 서비스 기업인 CBRE코리아가 최근 내놓은 '2024년 상업용 부동산 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코로나19의 확산과 엔데믹을 경험하며 서울 상권의 지형이 변화하고 있다.

CBRE코리아는 "MZ세대와 외국인 관광객 집객에 성공한 서울 성수, 한남, 도산대로 등이 유망 상권으로 주목받으며 향후 리테일 시장의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한남동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0%를 기록했다. 성수동 상권 공실률도 2.5%에 그쳤다. 도산대로 상권도 7.1%로 양호한 편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통 상권으로 꼽혔던 명동은 31.3%를 기록했고, 강남(9.9%), 홍대(9.6%), 가로수길(13.2%) 등도 공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성수동은 트렌디한 카페와 레스토랑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개성있는 브랜드들이 진출하고 팝업스토어의 성지로 부상하며 주요 상권으로 자리 잡고 있다. 임대료도 2020년 집계를 시작한 이래 지속해서 상승 추세에 있다.

CBRE코리아는 성수동 상권에 대해 "주거,업무, 리테일이 골고루 어우러지며 견고한 배후 수요를 바탕으로뷰티, 패션, F&B 등 다양한 업종이 연이어 출점하는 등 상권의 폭이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남동 상권도 높은 성장세를 예상했다. MZ세대가 선호하는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를 갖추고 인근 고급 주거지의 구매력이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CBRE코리아는 한남동 상권에 대해  "대로변뿐만 아니라 골목길에도 다양한 잡화 및여성복 브랜드가 연달아 오픈하고 있으며, 리움 미술관, 블루스퀘어,현대카드 스토리지 등 미술 전시 공간도 갖추고 있어 예술과 문화,쇼핑의 비중이 높게 관찰된다"며 "향후 한남뉴타운의 개발과 함께추가적인 상권 확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도산대로 상권에 대해선 "패선, 갤러리 등 복합문화공간이 조성됨에 따라 청담동 명품 거리를 방문하는 고객과 젊은 세대가 유입되며 다시 주요 매장이 출점하는 선순환 구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반면 가로수길이나 홍대 상권은 주요 소비층인 MZ세대의 감성을 반영하지 못하거나 차별화된 콘텐트를 갖추지 못하면서 회복세가 더디다고 지적했다. 특히 가로수길은 기존 임차인이 내몰리는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상권의 특색이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팬데믹에 따른 관광객 감소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명동은 최근 스포츠 브랜드의 집성지로 거듭나고 기존에 철수했던 패션과 뷰티 브랜드가 재입성하거나 확대하는 등 빠르게 공실이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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