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 "공천서 책임 묻는 건 과해" 이재명 "친명·비명 없어"
지도부 진화 나서면서 갈등봉합될듯…임종석 경선 가능성

임종석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이사장이 7일 서울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강의실에서 열린 최종건 교수의 '동북아국제안보' 과목 종강 기념특강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용기와 인내의 여정'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2023.12.07.
임종석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이사장이 7일 서울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강의실에서 열린 최종건 교수의 '동북아국제안보' 과목 종강 기념특강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용기와 인내의 여정'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2023.12.07.

[김민호 기자] 윤석열 정권 탄생 책임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친명(친이재명)계와 친문(친문재인)계 간 공방이 격화하자 당 지도부가 사태 수습에 나섰다. 공천 과정에서 윤 정권 탄생 책임을 묻는 것은 과하다고 선을 그었기 때문이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친명-친문 간 갈등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듯하다. 이에 따라 계파 갈등의 핵심이었던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서울 중성동갑 후보 경선 가능성이 커졌다.

13일 민주당에 따르면 홍익표 원내대표는 당내에서 제기된 윤석열 정권 탄생 책임론을 공개 반박했다. 

홍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설 민심 기자간담회에서 "각자가 알아서 정치적 책임을 지는 것인데 특정 제도적인 과정, 공천 과정에서 책임을 묻고자 하는 건 너무 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선, 지방선거 등 큰 선거에서 2번이나 패했으면 정당의 중요한 직위 가졌던 사람들, 특히 국회의원급 이상 또는 주요 당직 가졌던 사람이 책임 있는 거 아니겠나"라면서도 "책임을 인정하고 책임을 져서 공천 과정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것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홍 원내대표는 같은날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윤석열 정권 탄생 책임론이 확산되는 것에 대해 "매우 소모적이다. 일단락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의 출범이 문재인 정부의 잘못이라면 민주당 국회의원급 이상은 전부 다 잘못이 있다"며 "그런 식으로 누가 책임이 있느냐 없느냐로 몰고 갈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재명 대표도 공천 과정에서 "친명과 비명은 없다"고 선언하며 적극 진화에 나선 바 있다.

이 대표는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친명이냐 친문이냐 하며 우리를 구분 짓는 행위 자체가 저들의 전략"이라며 "계파를 가르고 출신을 따질 여유 없다. 단결만이 답"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시스템을 통해 능력, 자질이 국민의 기대치와 눈높이에 부합하느냐가 유일한 판단 기준"이라며 "오직 단결하고 하나 된 힘으로 주어진 책무를 감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윤석열 정부 탄생 책임론을 둘러싼 계파 갈등이 최근 당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 되고 4월 총선의 최대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적극적인 수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임혁백 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 6일 "윤석열 검찰 정권 탄생의 원인을 제공한 분들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주기 바란다"고 말해 당내에선 임 전 실장을 비롯한 친문계 핵심 인사들이 공천을 받기 어렵게 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친문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고민정 최고위원은 "뺄셈의 정치가 극에 달하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지도부는 임 전 실장이 출마를 선언한 중성동갑의 공천 방침을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중성동갑을 현재 전략공천 지역구로 지정했다. 전략공천 지역구는 통상 당선이 유력한 후보를 단수 우선 공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임 전 실장은 친명계의 압박에도 중성동갑 출마를 고수하고 있다. 이에 임 전 실장의 경선 기회를 박탈하면 계파 갈등은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 지도부가 적극 나서면서 계파 간 갈등은 수습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결국 임 전 실장이 경선 기회를 얻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당 일각에선 이번 총선을 윤석열 정권 심판론으로 치르기 위해서 전 정권에서 주요 요직을 차지했던 인사들이 출마를 자제하거나 험지로 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전 정권 인사들의 출마가 정권 심판론 약화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공관위 관계자는 "임 전 실장의 공천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면서 "공천은 시스템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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