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올 2분기 출시 목표로 트리폴드폰 양산 준비 중
삼성, 지난해 트리폴드 등 폴더블 디스플레이 특허 등록
올해 CES서 '360도' 접는 인앤아웃 폴더블 기술도 선봬

삼성디스플레이가 CES에서 공개한 'Flex S'.
삼성디스플레이가 CES에서 공개한 'Flex S'.

[정재원 기자] 폴더블폰 폼팩터가 또 한번 진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중국 화웨이가 두 번 접을 수 있는 '트리폴드(tri-fold)' 형태의 폴더블폰을 올해 중 출시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삼성전자도 360도 접히는 새로운 폴더블폰 기술을 개발하는 등 맞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4일 기즈모차이나 등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는 화면을 두번 접는 트리폴드 형태의 폴더블폰을 준비 중이며, 올 2분기 중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폴더블폰은 크게 두 가지 형태로 구분된다. 책처럼 세로로 접는 폴드 형태와 조개껍질처럼 가로로 접는 클림셸(플립) 형태다. 폴드형은 접었을 때 일반 스마트폰 같은 크기였다가 펼쳤을 때 더 넓은 화면을 제공하고, 클림셸형은 접었을 때 한손에 들어올 정도로 작은 크기였다가 펼치면 일반 바형 스마트폰처럼 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트리폴드폰은 기존 폴드형 폰에서 더 넓어진 화면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상용화된 폴드형 스마트폰이 일반 스마트폰 화면의 2배 수준이라면 트리폴드폰은 3배에 달하는 화면을 휴대할 수 있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Z 폴드 시리즈 등 기존 폴드폰의 경우 폴드5 기준 메인 디스플레이의 크기가 7.56인치다. 소형 태블릿PC인 아이패드 미니(8인치 내외)와 비슷한 수준이다.

트리폴드폰이 이보다 큰 화면을 제공한다면 일반 태블릿PC에 준하는 10인치 이상의 메인 디스플레이가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 기존 폴더블폰보다 더 넓은 디스플레이를 더 높은 압축률로 휴대할 수 있는 셈이다.

화웨이의 트리폴드폰 출시 가능성은 부품업체 등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중국 디스플레이업체인 BOE가 새로운 형태의 패널을 공급하고, 자올리(Zhaoli)와 푸스다(Fusda) 등의 업체가 힌지 생산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장 중요한 디스플레이의 경우 초박형 강화유리(UTG)의 완성도를 테스트하고 있는 상황이다. 디스플레이를 보호하는 필름의 경우에도 0.03㎜ 두께에 강화된 내구성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화웨이가 세계 최초 트리폴드폰 출시를 노리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 또한 새로운 폴더블폰 폼팩터를 다방면으로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국특허청(USPTO)에 '응용 프로그램의 실행 화면을 제공하는 전자 장치 및 작동 방법'이라는 특허를 등록해 다양한 형태의 폴더블폰 기술을 확보하고 있음을 암시한 바 있다.

해당 특허에는 다양한 형태의 폴더블 디바이스들이 담겨있는데, 화면을 안쪽으로 접는 인폴딩과 바깥쪽으로 접는 아웃폴딩이 모두 적용돼 두번 이상 화면을 접는 기술 등이 포함됐다.

같은 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 또한 최근 CES, MWC 등 국제 전시회에서 다양한 디스플레이 기술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화면이 안팎으로 두번 접히는 '플렉스S', 안으로만 두번 접히는 '플렉스G' 등을 선보였고, 폴더블과 슬라이더블 기술을 접목한 '플렉스 하이브리드'까지 공개하기도 했다.

올해 CES에서는 360도로 접히는 '인앤아웃 폴더블' 기술이 적용된 플립형 폴더블폰을 공개한 바 있다.

현재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제품들은 인폴딩 기술이 적용돼 안으로만 접을 수 있고, 그로 인해 접은 상태에서 스마트폰을 쓰려면 별도의 패널을 장착해야만 했다.

하지만 새로운 인앤아웃 플립은 1개의 디스플레이만으로도 접은 상태에서 화면을 볼 수 있다. 즉 디스플레이 부품을 줄여 기기를 더 가볍고 얇게 만드는 기반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삼성, 화웨이 등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새로운 폴더블폰 개발에 나서는 것은 폴더블폰 시장 규모가 대폭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폴더블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약 43% 늘어난 1,830만 대로 추산됐다. 2027년에는 폴더블폰 시장 규모가 약 7,000만 대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2022년 82%에 달했던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점유율은 중국업체들의 거센 추격으로 2023년 68% 수준으로 떨어졌다. 화웨이가 트리폴드폰으로 또 한번 공세를 가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폴더블폰 왕좌를 지켜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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