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숙 "제3지대로서 유권자에게 선택지 될 것"
양향자·이원욱·김종민·조응천에 이은 5번째 현역 의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 2심서 무죄 선고 받아

양정숙 무소속 의원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05회국회(임시회) 제2차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선에 관한 결의안 심사를 위한 전원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4.11.
양정숙 무소속 의원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05회국회(임시회) 제2차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선에 관한 결의안 심사를 위한 전원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4.11.

[김민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출신 무소속 양정숙 의원(비례대표)이 1분기(1∼3월) 정당 경상보조금 지급일(15일)을 하루 앞둔 14일 개혁신당에 입당했다. 양 의원의 합류로 개혁신당은 현역 의원 5명을 확보해 경상보조금 6억 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정치권에선 “보조금 확보를 위한 ‘꼼수 타이밍’”이란 지적도 나왔다.

양 의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오늘 고민을 거듭한 끝에 개혁신당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며 "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에서 정치를 시작한 저로서는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양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 부정평가가 60%를 넘나들고 있는 상황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고작 30%에 머물고 있다"며 "국민의 41%가 이번 총선은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를 견제하는 선거라고 답하며 제3지대가 역할을 해주길 갈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가장 큰 현안은 고작 0.73% 차이로 국론이 두 동강 난 갈등을 극복하는 것"이라며 "민생보다는 정쟁만 앞세우는 양당의 적대적 공생관계 속에서 우리 정치는 더 이상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고 우리가 염원하는 대한민국의 미래도 꿈꿀 수 없다"고 강조했다.

양 의원은 "제3지대로서 영호남이 통합되어 지역주의를 극복하고, 유권자들에게 새롭고 확실한 선택지가 한다"며 "앞으로 통합과 상생의 정치, 혁신과 미래의 정치로 앞만 보고 개혁신당의 이름으로 다가올 미래와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양 의원의 합류로 개혁신당은 양향자·이원욱·김종민·조응천 의원 등 현역 의원 5명을 확보해 6억 원 안팎의 경상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제3지대 신당들이 현역 의원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다. 공직선거법상 현역 의원 5명 이상을 보유해야 6억원대 경상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1분기 정당 경상보조금은 약 125억 원으로 이날 오후 6시 기준 현역의원 수에 따라 15일에 배분된다. 제21대 총선에서 2% 이상의 지지율을 득표했거나 현역의원 5명을 보유해야 받을 수 있으며 신당의 경우 이날 오후 6시까지 현역 5명을 확보해야 한다. 현재까지 개혁신당은 양 의원 외에도 국민의힘을 탈당한 황보승희 무소속 의원에게도 영입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 의원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로 당선됐으나 부동산실명제 위반, 명의신탁 의혹 등으로 제명됐다. 이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벌금 300만 원의 당선무효형을 선고 받았으나 2심에선 무죄를 선고 받아 현재 의원직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민주당에 복당을 신청했으나 과거 재산 축소 의혹 등으으로 최종 보류됐다. 양 의원의 합류 소식에 개혁신당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박원석 전 새로운미래 책임위원은 통화에서 "저희 입장에서 (양 의원의 합류가) 굉장히 귀중하다"며 "조만간 입당 기자회견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15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개혁신당은 민주당 내 친명(친이재명) 인사들이 도전장을 낸 지역구의 비명(비이재명)계 현역 의원들에게도 물밑 접촉을 이어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5선 중진인 민주당 설훈 의원(경기 부천을)은 통화에서 “개혁신당 측에서 ‘빅텐트’ 결성 전후로 수차례 연락이 온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개혁신당의 몸집 불리기는 여야의 공천 컷오프(공천 배제)가 진행되면 더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공천 탈락자 영입을) 주시하고 있다”며 “적극적으로 그런 분들과 정치할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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