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환영 메시지…"더 많은 각국 양자외교 관계 수립 환영"

미국 뉴욕 소재 주유엔 한국대표부 건물. 우리 유엔대표부는 14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주유엔 쿠바대표부와 외교 공한을 교환하고 양국 간 대사급 외교 관계 수립에 합의했다. 2024.02.15.
미국 뉴욕 소재 주유엔 한국대표부 건물. 우리 유엔대표부는 14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주유엔 쿠바대표부와 외교 공한을 교환하고 양국 간 대사급 외교 관계 수립에 합의했다. 2024.02.15.

[김승혜 기자] 한국과 쿠바가 공식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쿠바는 한국의 193번째 수교국이 됐다.

15일 외교부에 따르면 한국과 쿠바는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양국 주유엔 대표부 간 외교 공한 교환을 통해 양국간 대사급 외교관계 수립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쿠바는 우리나라의 193번째 수교국이 됐다. 유엔 회원국 중 남은 미수교국은 시리아 1개국만 남았다.

쿠바는 1946년 한국을 정식 국가로 승인했지만 1959년 쿠바의 사회주의혁명 이후 양국의 교류는 단절됐다. 이후 쿠바는 북한의 '형제국'이라 불리며 한국과는 공식 외교관계를 맺은 적이 없다.

다만 쿠바에는 1921년 일제강점기 멕시코에서 쿠바로 이주한 한인 후손 1,100여 명이 거주하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양국은 그간 문화·인적 교류와 개발협력 등 비정치 분야 위주로 교류 협력을 확대해왔다. 양국 교역 규모는 지난 2022년 기준 수출 1,400만 달러, 수입 700만 달러 수준이다.

특히 최근 활발한 문화 교류를 통한 양 국민간 우호 인식이 확산됐다. 현지에서 K-드라마 열풍으로 한국어 배우기 열풍이 불었고 약 1만 명 규모의 한류 팬클럽 'ArtCor'도 운영 중이다. 2022년 7월 서울에서 쿠바 영화제, 지난해 12월에는 아바나에서 한국영화 특별전이 각각 개최되기도 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까지 연간 약 1만4,000명의 한국인이 쿠바를 방문하는 등 '멀고도 가까운 나라'로 평가돼 왔다.

외교부는 "중남미 카리브 지역 국가 중 유일한 미수교국인 쿠바와의 최근 활발한 문화교류를 통해 양 국민간 우호 인식 확산이 이번 양국간 수교에도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향후 쿠바 정부와 상호 상주공관 개설 등 수교 후속 조치를 적극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외교부는 "쿠바와의 외교관계 수립은 우리의 대(對)중남미 외교 강화를 위한 중요한 전환점으로서,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우리의 외교 지평을 더욱 확장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양국간 경제협력 확대과 우리 기업 진출 지원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실질협력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쿠바를 방문하는 우리 국민들에 대한 체계적인 영사조력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여 전했다.

美, 한국·쿠바 수교에 "韓 주권 존중…한미 동맹 여전히 철통"

한편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한국과 쿠바의 수교 발표와 관련해 우리 주권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미국 정부 당국자는 14일(현지시간) 한국·쿠바 수교 관련 논평 요청에 "한국이 그들 양자 관여에 관해 말하도록 하겠다"라고 평가를 아끼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어 "각국은 그들 외교 관계의 성격을 결정할 주권적 권리가 있다"라며 "미국과 한국 간 동맹은 여전히 철통같다"라고 덧붙였다. 국무부 역시 "한국의 주권을 존중한다"라는 답변을 내놨다.

유엔에서는 환영 메시지가 나왔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통상 어떤 나라가 수교하면 우리도 통보를 받는다"라며 "더 많은 양자적 외교 관계 수립을 언제나 환영한다"라고 했다.

앞서 우리 유엔대표부는 이날 뉴욕에서 주유엔 쿠바대표부와 외교 공한을 교환하고 양국 간 대사급 외교 관계 수립에 합의했다. 이로써 쿠바는 한국의 193번째 수교국이 됐다. 1959년 교류 단절 이후 65년 만이다.

특히 이번 수교는 북한이 코로나19 이후 러시아·중국과 밀착하며 대외 관계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더욱 주목됐다. 쿠바는 사회주의 혁명 이후인 1960년 북한과 수교한 북한의 오랜 우방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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