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5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제354회 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 출석해 휴대폰 통화를 하고 있다. 2021.09.15. 휴대폰 통화하는 이재명 대표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5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제354회 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 출석해 휴대폰 통화를 하고 있다. 2021.09.15. 휴대폰 통화하는 이재명 대표

[심일보 대기자] 공천 문제로 연일 내홍에 휩싸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설 연휴에 소위 ‘돈봉투 수수 의혹’에 연루된 여러 의원과 통화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당 공천에서 최대 뇌관으로 평가되는 돈봉투 의혹의 당사자들에게 불출마를 타진하려는 의도였던 것으로 해석된다.  

16일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미 이 대표가 전화로 일부 중진과 ‘올드보이’에게 불출마를 권해 반발과 잡음이 나오는 데다 검찰이 재판 과정에서 실명을 공개했던 돈봉투 의혹 의원들이 집단 반발할 경우 도미노 탈당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아직 실형받은 사람은 극히 일부여서 과도한 ‘컷오프’(공천 배제)는 부적절하다는 주장도 당내에 적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이재명 대표가 지난 13일 밤 국회에서 비공개 지도부회의를 열고 노웅래·기동민 등 사법 리스크가 있는 현역의원들의 공천 배제 여부를 논의한 것으로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비명계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오늘 한국일보는 사설을 통해 "(이 대표가 13일 지도부 심야회동을 진행한 것에 대해)이 대표와 측근 의원들의 컷오프 논의는 공천관리위원회를 형해화하는 행위”라며 “이 대표가 일부 전현직 중진 의원들에게 직접 불출마를 권유하면서 공천 잡음이 불거진 가운데 측근들과의 공천 논의로 '이재명 사당화' 논란만 부채질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당대표가 가까운 의원에게 공천 관련 조언을 구하거나 용퇴 대상자와 물밑대화를 할 수는 있다. 하지만 공식 절차를 건너뛴 채 불출마를 권고하거나 그 자리를 측근으로 채우려 한다면 누가 납득하겠나”라며 “비명계 현역의원을 친명계 후보로, 전대협 출신 전현직 의원을 한총련 출신 후보로 바꾸는 쇄신이라면 곤란하다. 공식 논의를 거치면서 본인을 포함한 친명계의 희생이 선행되어야 사당화 우려를 불식시키고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한 중진 의원은 시사플러스와 통화에서 "사천이란 얘기가 계속해서 나오는 데도 조 사무총장이 버티고 있다"며 "공천이 공정하지 못하다는 얘기가 나오면 국민들이 그걸 용납하겠냐"며 "오래된 정치인들은 새 부대에 라고 말하며 쳐내면서 친명은 살린다면 말이 안 된다"며 "왜 새 술이 선택적이냐"고 비판했다.

또 다른 수도권 의원도 "혁신 공천은 자기 살을 도려냄으로써 당의 확장성을 넓히고 당을 새롭게 바꾸려는 시도를 하는 게 중요하다"며 "비주류 쳐내기가 무슨 확장성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이 대표가 '새 술은 새 부대에'라고 했는데 노골적으로 자기 사람 심겠다는 얘기로 들린다"며 "가뜩이나 지금 선거판이 흔들리고 있어 현장은 조마조마하다. 판이 지금 거꾸로 가고 있는데 보여준 게 없어 걱정이다"고 우려했다.

노웅래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컷오프 논의 보도에 대한 당의 공식 입장을 촉구하면서 "당의 공식 회의 테이블이 아닌 비공식 논의 구조에서 특정 후보에 대한 결정적 내용의 논의를 하고 언론에 알린다면, 이는 명백한 밀실 논의이자 이기는 공천, 시스템 공천을 부정한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고 비판했다.

당 안팎에선 이 같은 움직임이 각종 비위 의혹으로 수사나 재판받는 의원들에 대한 공천 배제로 이어질 경우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는 등 내홍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 대표 역시 대장동·백현동 특혜 개발 의혹 등으로 재판받고 있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