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위험물건 지정 아질산나트륨, 식품첨가물과 달라
韓 섭취량, 아질산나트륨 일일섭취허용량 대비 1.65%

16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식품첨가물로 사용하는 아질산나트륨은 매우 양이 적어서 일상에서 섭취 시 안전성을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사진=식약처 제공)
16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식품첨가물로 사용하는 아질산나트륨은 매우 양이 적어서 일상에서 섭취 시 안전성을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사진=식약처 제공)

[정재원 기자] 서울에 사는 직장인 A씨는 설 선물로 스팸, 런천미트 등 다양한 깡통햄을 받았다. 하지만 A씨는 깡통햄을 방 한구석에 치워뒀다. 그는 "과거 같으면 식사 때마다 즐겨 먹었을 깡통햄이지만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아질산나트륨을 자살위해물건으로 지정한다는 뉴스를 보곤 먹기가 꺼려졌다"라고 말했다. 아질산나트륨은 깡통햄을 비롯해 김밥용햄, 소시지, 베이컨 등에 먹음직스러워 보이도록 발색제로 쓰인다.

16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식품첨가물로 사용하는 아질산나트륨은 매우 양이 적어서 안전성을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아질산나트륨은 햄이나 소시지 등 가공육에 발색제뿐만 아니라 보툴리누스균 증식을 억제해 식중독을 예방해주는 역할도 한다.

하지만 일부 업체들이 아질산나트륨 무첨가를 홍보하거나 무첨가 햄이 인기를 끄는 것을 고려하면 소비자들 사이에 여전히 두려움이 존재한다. 특히 과거 아질산나트륨이 암을 일으킨다는 논란이 있었으나, 해당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

식약처는 "아질산나트륨 자체는 발암성이 없으나 아질산나트륨과 육류 단백질 중 아민이 결합해 생성된 니트로사민에 대한 발암위험성 논란이 있었다"라고 밝혔다.

2017년 유럽식품안전청(EFSA)는 아질산나트륨에 대해 "일상적인 섭취 수준에서는 발암성 문제는 없다"고 발표했다. 또 국제암연구소(IARC)는 "사람에 대한 발암성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아질산나트륨을 자살위해물건으로 지정한다고 하면서 다시 국내에서 식품첨가물로 섭취해도 안전한 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복지부가 자살위해물건으로 지정한 아질산나트륨은 식품첨가물과는 다른 것이다. 복지부가 지정한 아질산나트륨은 식품이 아닌 안락사약 등으로 유통되는 것이다. 최근 호주, 일본 등에서 신종 자살수단으로 보고되면서 관리에 나선 것이다.

식약처는 "아질산나트륨 자체를 한 번에 다량(약 5~13g) 섭취 시 혈액 중 산소부족으로 청색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식품첨가물로 사용하는 양은 매우 적어서 안전성을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식약처의 설명이다.

5g에서 13g에 해당하는 아질산나트륨을 김밥용 햄으로 환산하면 365개에서 945개에 해당하는 양이다. 식약처는 “한번에 이렇게 많이 먹기는 힘들기 때문에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품첨가물로 사용되는 아질산나트륨양이 국제 식품첨가물 전문가위원회(JECFA)에서 정하고 있는 1일 섭취 허용량인 0~0.07㎎/㎏을 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

식약처는 "우리나라 국민의 아질산나트륨 섭취량은 일일섭취허용량(ADI) 대비 1.65%로 매우 안전한 수준"이라며 "아질산염은 시금치, 아스파라거스, 고추, 무, 조개 등에서 천연에도 존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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