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영남권 공천 발표 지연…당내 잡음 차단
'컷오프 유력' 이명수 공개 반발…"기준 제대로 됐나"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공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4.02.18.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공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4.02.18.

[김민호 기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대부분의 총선 지역구 공천 방식을 결정했다. 공관위는 현역 의원이 포함된 일부 민감한 지역에 대한 발표를 미루면서 당내 반발 차단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다만 총선이 50일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공관위가 이제는 서울 강남권, 영남권 등 핵심 지역에 손을 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현역 의원 평가 하위 10%에 해당해 컷오프(공천 배제) 대상도 윤곽을 드러내면서 더 이상 '조용한 공천'은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22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공관위는 전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11차 회의를 열고 20개 선거구의 단수·우선추천 및 경선 실시 여부를 발표했다. 이날까지 심사 보류된 지역구는 58개다.

전체 253곳 중 195곳의 지역구 후보자가 윤곽을 드러냈지만 컷오프된 지역구 현역 의원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대부분 기존 지역구에서 경선을 치르거나 단수추천돼 물갈이 비율은 현저히 낮은 상태다.

공천 갈등의 핵심인 현역의원 탈락을 최대한 늦추면서 당내 잡음을 최소화하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심사 보류된 서울 강남 및 영남 지역 발표가 공천 과정의 '뇌관'으로 남아있다.

현역 의원 중에서는 박성중(서초을), 유경준(강남병), 류성걸(대구 동구갑), 양금희(대구 북구갑), 홍석준(대구 달서갑), 김영식(경북 구미을), 박형수(경북 영주영양봉화울진) 윤두현(경북 경산), 김형동(경북 안동예천)이 아직 공천 방식을 확정 짓지 못했다.

이들 중에는 컷오프 대상자가 포함돼있을 가능성이 높고, 기존에 경선 진출이 확정된 현역이라도 중간 탈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통상 영남권은 45% 이상 비율로 교체되는데 지난 21대 총선에서 대구경북(TK) 지역의 물갈이 폭은 65%에 달했다.

당초 국민의힘은 당 핵심 지지기반인 서울 강남권, 강남권, 영남권에서 현역 의원 5명을 경선에서 원천 배제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교체 비율은 설정하지 않았다.

당 지도부는 경선 과정에서 추가로 컷오프 비율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현역 의원 물갈이 폭이 낮다는 지적에 "컷오프 대상자도 남아있고 하위 30% 감산점, 3선 (이상 중진 페널티) 감산점 반영이 남아있다"며 "그 결과를 다 거치지 않고 지금 단계에서 인위적으로 교체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고 최종 결과까지 보고 평가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관위 발표에 따라 현역 의원 컷오프 대상도 윤곽을 드러내면서 이들의 반발도 심화할 전망이다.

컷오프 대상으로 유력한 4선의 이명수(충남 아산갑) 의원은 전날 현역 의원 중 처음으로 공관위 평가에 공개적으로 반발하며 경선 참여를 요청했다.

이 의원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컷오프 의원 대상에 포함된 것은 매우 안타깝고 아쉽기 짝이 없었다"면서 "컷오프 기준이 제대로 정립됐는지, 당선 가능성 판단을 한 번의 여론조사로 판단한 것이 아닌지 묻고 싶어졌다"고 말했다.

이 의원의 기자회견 직후 공관위는 아산갑을 여전히 심사 보류로 둔 채 현역 의원 지역구 두 곳만 추가로 발표했다.

공관위는 이 의원의 반발에 "의원들 중에 경선 참여 (의사를) 밝히신 분이 있는데 공관위에서 한꺼번에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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