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마크 저커버그

[정재원 기자]  오픈AI의 샘 알트만에 이어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까지 글로벌 빅테크 수장들이 인공지능(AI) 사업 협력 국가로 대한민국을 점 찍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의 만남을 앞두고 AI 반도체 및 생성형 AI에 대한 협력 가능성이 주목을 받고 있다. 10년 만에 방한하는 저커버그의 방문 목적이 이번에는 AI 기술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저커버그 CEO는 이달 말 예정된 방한 일정에서 이재용 회장과의 만남을 갖는다. 저커버그 CEO는 윤석열 대통령 면담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메타는 거대언어모델(LLM), 생성형 AI 분야에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픈AI와 경쟁하기 위해 올해 말까지 대규모 컴퓨팅 인프라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메타는 엔비디아의 H100 그래픽 카드 대량 확보 계획을 발표했다. H100 그래픽 카드는 AI 학습에 필수적인 고성능 칩이다. 개당 3만 달러에 육박하는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이미 올해 H100 그래픽 카드 주문을 마감한 것으로 전해진다.

메타는 현재 엔비디아 의존도가 높고 AI 반도체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자체 반도체 확보를 위한 방안을 적극 탐색 중이다. 저커버그 CEO가 이재용 회장과 만나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에 AGI 반도체 개발할 특별 연구 조직인 'AGI 컴퓨팅랩'을 신설했고, AI 반도체에 최적화된 공정인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기술력을 높이고 있다.

현재 AI 반도체 시장은 엔비디아가 점유율 80%를 차지하며 사실상 독점한 상황이다. 이에 메타 뿐만 아니라, 구글,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AI 반도체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알트만 CEO도 이재용 회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만난 것으로 전해진다.

메타와 삼성전자는 AI 반도체 뿐만 아니라, 생성형 AI에 대한 협업 논의도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오픈AI와 구글이 차세대 LLM 'GPT-4 ', '제미나이'를 각각 공개하는 등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다. 메타 역시 차세대 LLM 라마3(Llama)'를 준비 중이다.

삼성전자도 신작 스마트폰 '갤럭시 S24' 시리즈에 자체 LLM '가우스'를 탑재하며 온디바이스 AI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가우스' 뿐만 아니라 구글의 '제미나이'와 중국 바이두의 '어니' 등 타사의 LLM을 '갤럭시 S24 시리즈'에서 활용하는 만큼, 메타와의 협력 가능성도 존재한다.

저커버그 CEO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면담도 요청한 상태다. 앞서 윤 대통령은 AI를 첨단 바이오, 퀀텀(양자)와 함께 3대 미래기술로 선정하고 집중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계획을 밝힌 상태다. 또한 메타가 우리 정부에서 만든 '가짜뉴스 대응 민관협의체' 참여 기업인만큼 가짜 뉴스 근절 대응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 외에도 저커버그의 방한 배경에는 국내 규제 당국의 제재에 대응하겠다는 의도도 깔려있다는 해석도 있다. 앞서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메타가 무단으로 사용자 정보를 수집해 광고에 사용한 혐의로 300억 원대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AI 반도체와 생성형 AI 관련해 스타트업부터 대기업들의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 중 하나다. 특히 미국, 영국, 중국,이스라엘과 함께 자체 LLM을 보유한 몇 안 되는 국가"라면서 "정부도 나서서 AI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밝힌 만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의 더 많은 협력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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