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3회국회(임시회) 3차 본회의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3회국회(임시회) 3차 본회의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심일보 대기자]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 통보로 촉발된 더불어민주당 '공천 파동'이 점입가경이다. '친명횡재-비명횡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 대표에게 맞섰던 사람을 쳐내면서 ‘이재명 사당’이 됐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지난 22일 발표된 17개 선거구에 관한 5차 공천 심사 결과 다수 친명계 현역 의원이 단수공천을 받았다. 최고위원이자 친명계로 분류되는 서울 동대문을 장경태 의원과 인천 연수을 박찬대 의원이 단수공천됐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친명계로 분류되는 박범계 의원도 대전 서구을 단수공천을 받았다.

이재명 대표 최측근 인사들의 모임 '7인회' 출신인 문진석 의원도 자신의 지역구인 충남 천안갑에서 단수공천됐다. 이재명 대표 체제의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인 안규백 의원도 서울 동대문갑 단수공천을 받았다. 단수 공천을 받은 원외 인사에도 친명계가 포함됐다. 인천 동미추홀을의 남영희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충남 논산계룡금산의 황명선 전 논산시장이 단수공천됐다.

또한 4차 심사 결과에선 7인회 멤버인 경기 성남분당을 김병욱 의원과 친명계로 분류되는 서울 강동을 이해식 의원도 단수 공천을 받은 바 있다.

이같은 '친명횡재-비명횡사' 공천에 동교동계 권노갑 상임고문, 정대철 헌정회장과 이강철·강창일 전 의원 등 원로들은 ‘사천’ 의혹을 제기하고 이 대표의 책임있는 답을 요구하는 입장문을 내놨다. 앞서 전날엔 김부겸·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이 대표가 바로잡으라”고 요구했고, 의원총회에선 친문·비명계 의원 15명이 ‘밀실 공천’ ‘이재명 사당화’ 의혹을 성토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툭하면 사퇴하라는 소리를 하는 분들이 계신 모양”이라고 이들을 비꼬는 태도를 보였다.

진중권 작가는 이날 밤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이 대표가 비명계를 중심으로 '의정평가 하위권' 통보에 반발하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 "심사위원 의견도 있지만 동료 의원 평가도 중요한 데 거의 0점을 맞은 분도 있다고 한다"고 말한 부분에 대해 질문을 받자  "인성이 의심스럽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진 작가는 "송갑석 의원 같은 경우 의정대상을 3년 연속 수상했고 대표 표창까지 받은 분이다. 이런 분이 어떻게 하위 10%에 들어가고 컷오프가 되냐"며 "그렇다면 컷오프에 안 든 분들은 도대체 어떤 분이냐, 완전무결한 신일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김영주 부의장은 부의장 일도 바쁠 텐데도 본회의 90% 이상, 상임위 90% 이상 출석했고 대표 발의가 120건이다"며 "그러는 이재명 대표는 (대표 발의가) 달랑 6건, 상임위 출석률 30%대인데 이걸 공정하다? 국민 누가 받아들이겠냐, 그런데 거기서 웃어?"라며 이 대표 태도를 문제 삼았다.

진 작가는 민주당 의정평가에 대해 "결국 동료평가는 친명계 의원들이 (비명계를) 조리돌림했다는 얘기다. 그런데 (이 대표가) 비시시 웃었다? 도대체 사람이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고 분노했다.

이재명 대표는 여야 합의로 정해야 할 선거 제도 역시 혼자서 결정했다. 공정하고 투명해야 할 공천을 정적을 제거하는 도구로 쓰고, 그 빈자리를 자신의 측근과 친북·괴담 세력으로 채우고 있다. 여기에 이재명 대표와 정진상·김용 사건의 변호인 6명이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구에  공천을 신청했고 아직 한 명도 탈락하지 않았다. 

오늘 진보 성향의 경향신문 조차 사설을 통해 "불공정 시비는 이재명 대표의 결자해지를 요구하는 목소리로 커졌다. 하지만 수습 열쇠를 쥔 이 대표 리더십은 보이지 않는다. 의원총회 불참 등으로 회피·불통 논란만 더 키웠을 뿐이다. 공천 파동은 내부 균열과 민심 이반을 키우기에 무시하고 덮을 일이 아니다. 이 대표는 해명이든 사과든 대안 제시든 직접 소통하고 수습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침묵중이다.

작금의 상황은 이 대표는 자신의 체포동의안 표결 통과가 민주당 내 비이재명계의 조직적 반란표 탓으로 굳게 믿고 있는 모습이다. 그런만큼 그에게 민주당 내부를 ‘장악’하는 것이 제일 급선무 일 수 있다. 

그가 어떤 선택과 결정을 하던 지금 이 대표는 '친명횡재-비명횡사'를 통해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고 보면 맞지 싶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