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지도부,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공개 총선 전략 회의
최근 총선 갈등으로 지지율 등 지표 나빠져 "위기의식 공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3회국회(임시회) 3차 본회의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3회국회(임시회) 3차 본회의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김민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 공천 파동이 확산하는 가운데 지도부 비공개 대책 회의에서 "당내 갈등 국면이 장기화할 경우 총선 승리가 어렵다"는 취지의 보고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뉴시스에 따르면 당 지도부는 전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공개회의를 하고 총선 전략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조정식 사무총장과 천준호 당대표 비서실장, 한병도 전략기획위원장, 김성환 인재위원회 간사 등이 참석했다.

회의에선 당내 공천 갈등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하고 있으며, 여론조사 지지율 하락세 등 총선을 앞두고 각종 지표가 나빠진 데 대한 우려가 나왔다. 또 이 같은 상황을 조기 수습하지 않으면 "총선 승리가 어렵다"는 취지의 보고가 있었다고 한다.

한 회의 참석자는 "당내 공천 갈등이 증폭하는 상황이 총선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데 계속 방치할 수 없지 않나. 이를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 논의했다"며 "민주당에 대한 여론 동향이 좋지 않으니 당내 충돌을 잘 조정해야 한다는 위기의식을 공유했다"고 말했다.

공천 국면에서 원내 소통을 강화하자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가 여론조사 업체 선정을 놓고 충돌한 사실이 알려진 데 이어, 홍 원내대표가 강성 친명 인사의 공천 방침을 작심 비판했다는 지도부 갈등이 언론보도로 나오는 상황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갤럽이 전날 발표한 정당 지지율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35%)은 국민의힘(37%)에 오차범위 내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은 인천·경기와 광주·전라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국민의힘에 뒤처졌다(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민주당에서 연일 계속되는 공천 갈등이 최근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현역 평가 ‘하위 20%’ 통보를 계기로 비이재명계 공천 학살 논란이 가열된 데 더해, 공천 결과에 반발한 현역 의원들이 연쇄 탈당을 선언하는 등 공천을 둘러싼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한편 이재명 대표는 지난 2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공천 갈등과 관련해 "약간의 진통이자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진통으로 생각해달라"며 "국민의힘은 ‘압도적 1등’을 경선에서 배제하는 ‘입틀막 공천’을 하는데 민주당엔 그런 경우가 없다"고 주장했다.

"최소 10석 날아가, 한강 시뻘게질 것"

이날 중앙일보에 따르면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최근 홍익표 원내대표는 비공개 고위전략회의에서 민주연구원에 “돈을 많이 들여서라도 서울만 특별히 샘플 규모를 늘려서 따로 여론조사를 해달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서울 중-성동갑에서 3선을 지낸 홍 원내대표는 지역구를 민주당 험지인 서울 서초을로 옮겨 지난 14일 단수공천을 받았다. 중앙일보 통화에서 홍 원내대표는 “지금 당이 서울 선거를 다루는 방식이 너무 거칠고 투박하다”며 “접전 지역이 아주 어렵다”고 말했다.

민주당 서울 지역구 의원들도 최근 “서울 지지율이 심상치 않다”며 뒤숭숭한 분위기다. 서울에 지역구를 둔 한 의원은 “특히 격전지 분위기가 좋지 않다. 이대로라면 최소 10석은 날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4년 전 21대 총선 당시 민주당은 서울 지역구 49석 가운데 용산ㆍ서초ㆍ강남ㆍ송파 등 8곳을 제외하고 41석을 싹쓸이했다.

특히 영등포ㆍ동작ㆍ성동ㆍ광진ㆍ강동 등 한강과 인접한 이른바 ‘한강벨트’에선 위기감이 더 크다. 이들 지역은 21대 총선 당시 민주당에 표를 줬지만, 2년 후 대선에선 판세가 뒤바뀐 지역이다. 이 지역의 한 민주당 관계자는 “박빙이었던 대선보다 지금 흐름이 더 안 좋다”며 “이대로 가면 한강 주변이 서쪽 일부만 제외하곤 국민의힘 색깔로 시뻘겋게 물들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