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일보 대기자
심일보 대기자

170석! 지난해 6월 시사저널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여권 관계자들이 모인 사석에서 내년 총선 목표 의석수를 ‘170석’으로 제시했다고 한다. 170석은 지난해 초 국민의힘 전당대회 때 당 대표 후보로 나섰던 안철수 의원의 호언장담 목표 수치이기도 하다. 

안 의원은 당시 ‘170V’라는 이름으로 캠프 출정식도 가졌다. ‘170V’는 올해 총선에서 170석 승리를 따내겠다는 의미였다. 안 의원은 자신이 수도권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다면서 “수도권 121석의 과반인 70석을 차지하면 비수도권에서 확보할 수 있는 100석에 더해 170석을 달성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동훈 비대위' 체제 출범을 앞둔 지난해 12월 22일 국민의힘 4선 중진 홍문표 의원은 YTN 인터뷰에서 "(당정 간) 소통을 잘 하고 대통령의 공약을 행동으로 실천해 주면 저는 한 170석 정도도 건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170석은 지난해 정치분석가인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이 여러 언론을 통해 밝힌 '내년 총선 전망'에도 나온다. 엄 소장은 2020년 총선에서 ‘민주당 180석 압승’을 정확히 예측했던 인물이다. 

엄경영 소장은 지난해 9월 27일 저녁 YTN 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민생 중심으로 국정운영에 대한 고민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2014년 지방선거 때를 보면, 선거 한 두 달 전에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고, 그래서 민주당은 당시 지방선거를 세월호 선거로 밀어붙였다. 일종의 정치 선거였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정치 선거로 밀어붙인 반면, 당시 새누리당은 바닥을 팍팍 기면서 3보 1배도하고 오로지 ‘민생’ 이렇게 했다”면서 “그런데 결국 광역단체장 선거는 이제 9대 8로 엇비슷했는데, 기초단체장이나 지방의원들은 대부분 다 3분의 2 정도를 당시 새누리당이 싹쓸었다”고 설명했다.

엄 소장은 “그래서 저는 국민의힘이나 윤석열 대통령이 민생 중심으로 국정 운영을 전환해야 된다고 보고, 이제 정치 쟁점화 또는 정치선거 이런 것들은 철저히 멀리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이번 이재명 대표의 영장이 기각되면서 민주당이 지금 굉장히 좋은 분위기지만, 제가 5월 말에 그러니까 (내년 총선에서)국민의힘 170석 그리고 이제 민주당 120석 이렇게 예측을 한 적이 있는데, 저는 이런 구도는 지금도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엄 소장은 “그러니까 영장 기각이 준 효과는 민주당의 비명계를 제압하고 이재명 대표에게 대드는 사람들을 정리한 당내 갈등을 진화한 것 정도의 의미”라며 “기본적인 정치 지향은 전혀 변화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그런 그가 총선을 49일 앞둔 지난 21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170석'을 또다시 언급했다.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170석 가까이 차지하고, 민주당은 120석 수준이 될 것'이라고 분석한 것에 어떤 계산에 의해 나온 결과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국민의힘이 전체 지역구에서 과반에 육박할 거다. 일단, 지난 총선 때 민주당이 이겼던 부산경남 지역구만 보면 된다. 부산 북강서갑이 낙동강 벨트의 핵심 지역구인데 이곳의 민주당 지지가 약화됐다. 부산이 전체적으로 안 좋다는 뜻인데, 부산 민심은 경남에도 영향을 미친다. 경남 같은 경우에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광 효과가 어느 정도 완화돼 있는 상태로 보인다. 진보세가 강한 울산 북구에서 진보당으로 단일화한다고 해도 쉽지 않다. 이상헌 민주당 의원의 반발도 변수이고, 울산 동구 역시 마찬가지이다. 즉, 부산경남 지역에서 민주당이 가져갈 만한 곳이 거의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난 총선 때 민주당 20석, 국민의힘 8석이었던 충청권 역시 이번에는 민주당이 이길만한 곳이 8곳에 불과하다. 대전에서는 (민주당 승리 가능 지역이) 2곳 정도고 세종도 원도심은 여당에게 유리하다. 충남도 많이 넘어간 상황이고. 강원도에서는 민주당이 원주을 하나 정도 노려볼 수 있는데 지역민심이 최근 쉽지 않다. 자칫하면 민주당은 강원도에서도 0석이 될 수 있다. 수도권을 제외하면 호남·제주 포함해 민주당 지역구 의석수가 40석이 채 안 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가장 중요한 수도권 판세에 대해서는 "지난 지방선거를 기준으로 보면 인천도 많이 어렵다. 민주당이 인천에서 13석 중 5석 정도 얻을 것 같다. 서울은 총 49석인데 한강벨트 15곳에 종로를 더해 16곳, 그리고 강남 3구(서초구·강남구·송파구)의 8곳을 합친 지역구 24곳이 핵심이다. 그런데 이 중 2~3석 가량을 제외하면 여당이 다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 금천·구로·강북·서대문구까지 민주당에서 모두 지키더라도 대략 반반싸움인 셈"이고 했다.  

이어 "문제는 경기도다. 현재까진 경기도에서 민주당이 좀 더 우세하다. 그러나 민주당 우세 지역이 접전 지역으로, 접전 지역이 국민의힘 우세 지역구로 변하고 있다. 개혁신당으로 넘어간 조응천(남양주갑)·이원욱(화성을) 지역구 같은 곳을 여당에서 잡을 확률이 커졌고, 성남시 지역구 4곳 중 3곳도 위험하다. 화성, 안성, 평택, 여주-양평, 포천, 구리, 김포 등의 민심 추이를 봐야 한다. 파주 같은 경우도 구도심과 신도심에 따라서 표가 갈릴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경기도 59석에서 민주당이 국민의힘에 5석 정도 앞서는 결과가 나온다(32대 27). 그러면 다 합쳐봐야 지역구에서 100석 초반대라는 계산이 나온다. 민주당이 원내 과반을 하려면 수도권 의석에서 70% 정도를 가져가야 한다. 대략 85석인데, 현재 분위기에서는 어렵다."고 했다.

'국민의힘 170석'. 과연 가능할지는 지켜볼 일이지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당화 논란이 이어진다면 엄 소장의 예측이 '장미빛 전망'만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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