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을·강남갑·을·병 등 전략공천 가능성
TK서 7개 현역 지역구 남아…PK는 3곳
국민추천제 도입 검토…조만간 윤곽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2.29.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2.29.

[김민호 기자]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특검법이 최종 폐기되면서 국민의힘 공천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그간 '쌍특검법' 재표결에서 현역 이탈을 우려해 공천을 미뤄왔다는 시각이 많았기 때문이다. 남은 공천 심사에서 보수 텃밭인 영남·강남권 현역 의원들의 교체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1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현재 서울 지역 공천 보류지는 노원갑·을, 강서을, 영등포갑, 서초을, 강남갑·을·병 등 9곳이다. 여기서 국민의힘 현역 의원들이 버티고 있는 지역구는 강남권으로 분류되는 서초을(박성중), 강남갑(태영호), 강남을(박진), 강남병(유경준) 등 4곳이다.

이곳은 모두 전략 공천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 꼽힌다. 실제로 당 영입 인재인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 등을 후보로 검토하고 있다는 말도 돈다.

현재로서는 강남갑·을이 전략 지역구가 될 가능성이 높다. 강남갑은 태영호 의원이 구로을로 지역구를 옮겼고, 강남을은 현역인 박진 의원과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이 공천을 신청했다가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이 양지만 찾는다'는 비판이 일면서 자리를 비웠다.

서초을과 강남병은 현역 의원들이 공천을 신청한 상태이기 때문에 경선 가능성도 남아있다.

대구·경북(TK) 지역에서는 25개 지역구 가운데 7곳의 후보자가 나오지 않았다. 모두 현역 의원 지역구로 대거 교체 가능성이 열려있다.

여기에는 동갑(류성걸), 대구 북갑(양금희), 대구 달서갑(홍석준), 경북 안동·예천(김형동), 경북 구미(김영식), 경북 영주·영양·봉화·울진(박형수), 김희국(경북 군위·의성·청송·영덕) 등이 포함된다.

앞서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강남권과 TK를 묶어 4권역으로 분류하고, 평가에서 하위 10% 이하에 속하는 2명의 현역을 컷오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감점 대상인 하위 10~30%에 속하는 6명에게는 경선 득표율에서 20%를 감산하는 페널티가 부여된다.

부산·경남(PK) 지역의 경우 대부분 후보자가 결정되거나 경선이 진행중이다. 남은 현역 지역구는 부산 서·동(안병길), 울산 남(이채익), 경남 창원·의창(김영선) 뿐이다.

이중 5선 김영선 의원은 돌연 김해갑 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안병길, 이채익 의원은 공천 심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컷오프 대상에 포함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안병길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금까지 파악한 결과 제가 컷오프 대상도, 페널티 대상도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이채익 의원은 더 적극적으로 반발하면 탈당 또는 무소속 출마를 시사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지난달 28일 울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적 희생양으로 만들기 위한 각본에 따라 오래전부터 진행된 사실을 최근에서야 구체적으로 알게 됐다"라며 "중대 결정을 내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공관위는 이러한 텃밭 보류지들에 국민추천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국민 눈높이에서 추천을 받은 후보자들을 기존 공천 신청자와 경선을 붙이거나, 우선 추천하겠다는 거다.

다만 구체적인 운영 방식 등에 대해서는 공개되지 않았다. 그간 공천이 밋밋하게 진행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면서 흥행 효과를 노리고자 아이디어 차원에서 제안된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현역 불패'라는 비판을 뒤집기 위한 방책으로도 풀이된다.

이를 통해 여성과 청년 후보자 비중을 높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청년·여성 후보자의 국민추천제 반영 여부에 관한 질의에 "아직 확정적으로 어떤 방향에서 어떻게 하겠다는 게 결정된 건 아니지만 그런 시각들이 있다는 것은 감안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장 사무총장은 "후보 대상을 넓혀서 국민들로부터 추천을 받아 국민 눈높이에 맞는 분을 선택해 우선 추천을 할 수도 있다"며 "훌륭한 분들이 2~3명이면 경선을 시킬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공관위는 이날 진행 중인 회의에서 공천 보류지와 국민추천제 등에 관한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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