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숙고기간 중 이낙연과 전격 회동
설훈·홍영표 중심 '민주연대' 합류 가능성
'민주'붙인 당명 창당시 흡입력 상당할듯
분당 수준되면 '진짜 민주당' 경쟁 예상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홍영표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윤영찬 의원이 28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광장에서 시민들에게 저녁인사를 하고 있다. 2024.02.28.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홍영표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윤영찬 의원이 28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광장에서 시민들에게 저녁인사를 하고 있다. 2024.02.28.

[김민호 기자]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중심으로 홍영표 의원과 설훈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공천 파동의 최대 피해자들이 이낙연의 '새로운 미래(이하 새미래)'와 손잡고 '친문연대'를 결성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을 탈당해 제3지대에서 '진짜 민주당'임을 자처하고 있는 새미래에 '친문'핵심 임 전 실장과 홍 의원, 설 의원까지 합류할 경우 '친문'과 '비명'세력의 연대로,  사실상 야권 최대 세력이 된다. 이들이 '민주당 정신 회복'을 기치로, 반명 세력을 끌어모을 경우 총선에서 상당한 흡입력을 가질 거라는 게 정계의 시각이다.

3일 뉴시스 취재 결과 임 전 실장은 전날(2일) 이낙연 새미래 공동대표와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대표는 임 전 실장과 만나기 위해 광주에서 하려던 출마선언 일정까지 연기했다. 그만큼 임 전 실장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의미다. 이 대표는 이보다 앞서 임 전 실장이 공천에서 배제되자 공개적으로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새미래 관계자는 두 사람간 만남이 새미래에 합류를 의미 하는건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두 사람은 현재 민주당 현 상황에 대해 문제 인식을 공유했고, 새미래 창당 이유와 배경 등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임 전 실장도 아직 자신의 거취에 대해 명확하게 밝힌 바는 없으나 민주당에 더는 기대하는 바가 없어 보이는 분위기다.

임 전 실장은 공천 배제 결정을 재고해달라는 자신의 요청이 거부당하자 2일 "이재명 대표의 '속내'는 충분히 알아들었다"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같이할 수 없다'는 뜻으로도 읽히는 대목이다.

당에 공천 재고 요청 후 측근들과 연락을 끊었던 임 전 실장이 이 대표와 전격 회동한 것으로 미뤄, 새미래에 합류하는 쪽으로 기울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임 전 실장과  거취 결정과 별개로 설훈 의원과 홍영표 의원은 탈당파 일부 의원들과 '민주연대'라는 모임을 구성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김종민 새미래 공동대표와 주기적으로 소통하며 향후 행보를 고민 중이라고 한다.

이 대표가 이날 두 의원과 회동할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지만 새미래 측은 부인했다. 다만 회동을 하지 않았을 뿐 양측 간 소통은 이어지는 것으로 확인했다.

설 의원은 한 언론을 통해 자신은 새미래와 연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고 임 전 실장과 홍영표 의원은 탈당을 결심하는 선택만 남았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새미래 합류 후 '진짜 민주당'임을 강조하기 위해 '민주'가 포함된 당명 변경을 추진할 계획이며 합류 조건 등도 논의 중이며, 이르면 4일 결론이 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들의 세 규합은 과거 '친박연대' 사례처럼 '친문연대' 세력화로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과거 국민의힘의 한나라당 시절 당 주도권이 친이계에 있었는데, 당시 공천에서 밀려난 상도동계나 친박계 의원들이 '친박연대'를 구성해 18대 총선을 치른 바 있다. 당시 50여개 지역구에 후보를 내어 6개 지역구 당선자를 배출했고 비례대표도 8석을 얻어 총 14석을 차지했다.

이들이 '친문'이라는 키워드로 한 데 뭉칠 수 있다면 기존 새미래 입장에선 영향력을 키울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수 있고, 공천 배제된 인사들은 총선 출마의 기회와 명분을 다 살릴 수 있어 윈-윈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

설 의원과 홍 의원이 포함된 '민주연대'에 어떤 현역 의원이 추가로 참여할 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연대에 합류하는 의원 수가 많아져 '분당' 수준이 될 경우, 더불어민주당과 '새미래+민주연대' 간 '진짜 민주당' 대결로 격화할 가능성까지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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