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접견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접견하고 있다.

[김민호 기자]  4·10 총선이 3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을 협력 대상으로 삼는 것과 관련해 당 내에선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한쪽에선 조국혁신당 지지율이 연일 상승세를 타고 있어 정권심판론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하고 있다. 반면 다른 쪽에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내로남불의 상징이 된 만큼 중도층 이탈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 대표는 당대표 취임 이후 처음으로 국회를 방문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예방했다.

조 대표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대한민국 질곡을 함께 헤쳐나갈 동지"라고 하자 이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윤석열 정권에 반대하는, 윤석열 정권 심판하고자 하는 모든 정치세력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이 서로 협력 관계임을 강조한 것이다.

양당 대표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정책 등에서 연대를 추진할 여지를 남겼다. 또 조국혁신당이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고 비례대표 득표에 열중하기로 한 것도 민주당에겐 긍정적 요인이다.

하지만 두 당은 여론을 의식해 구체적인 선거 연대를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조국혁신당과의 밀착된 연대 보다는 느슨한 연대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조국혁신당과 한몸으로 보이는 것은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이 대표는 지난 3일 더불어민주연합 중앙당 창당대회이후 기자들과 만나 더불어민주연합과 조국혁신당의 연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원내 정당 중심으로 시민 사회 세력까지 함께하고 있기 때문에 이 기조는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조국혁신당이 비례의원 당선에 집중하는 만큼 민주당이 주도하는 비례정당과의 연대는 어렵기 때문이다.

범야권 비례연합정당을 추진하면서도 조국혁신당 참여에는 일찌감치 선을 그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당시 선거연합 추진단장을 맡았던 박홍근 의원은 "선거연합의 대상으로 고려하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분명히 한 바 있다.

민주당은 과거 자녀 입시 비리 문제로 발생한 '조국 사태'로 큰 홍역을 치뤘다. 특히 이로 인한 중도층 이탈 문제는 선거 때 마다 쟁점이 되기도 했다. 민주당 지도부도 조국 사태에 대해 수차례 사과하기도 했다.

이재명 대표도 대선 후보 시절 '조국 사태'에 대해 "저는 잘못에 대해선 책임져야 되고 특히 지위가 높고 책임이 클수록 비판의 강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공정성이 문제되는 시대 상황에서 공정성에 대한 국민 기대를 훼손하고 아프게 한 점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이라고 사과의 뜻을 밝힌 바 있다.

조 대표는 검찰의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현재 자녀 입시 비리 혐의 등에 대해 2심에서 징역 2년형을 선고받았다. 민주당 강성 지지층에게 조 대표의 인기가 높지만 중도 확장성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민주당 관계자는 "선거 승패는 결국 중도층 민심에서 결판이 난다"며 "'조국의강'을 이제 막 건너왔는데 또 다시 빠져 허우적거릴 순 없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의 공천 파동 영향으로 조국혁신당의 지지율이 상승하자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도 읽힌다.

최근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회해 2월 25일부터 27일까지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비례대표 투표 의향을 묻는 질문에 '조국신당'이라는 응답은 9%로 집계됐다. 특히 40~50대와 호남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지지율이 높게 나타났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조국혁신당의 지지율은 민주당 내부에서 벌어진 공천 갈등 영향으로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조국혁신당의 지지율이 상승할수록 범야권 통합비례정당 '더불어민주연합'이 지지율을 잠식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조국혁신당은 이번 총선에서 야권 지지층의 표를 갈라 민주당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을 반박했다. 조국 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조국혁신당은 이준석 신당과 정의당으로 가는 표를 가져오고 있다"며 반박했다.

조 대표는 "조국혁신당이 등장하기 전과 후의 여론조사표를 분석해야 한다"며 "투표율 상승 등을 생각하게 되면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범민주 진보 진영의 파이가 커지는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보고 실제로 여론조사에도 확인된다"고 강조했다.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더불어민주연합과 조국혁신당의 지지율을 합치면 국민의힘이 추진하는 '국민의미래' 지지율을 넘는 결과가 나온다. 조국혁신당이 범야권 승리를 견인한다는 것이다.

민주당 내에서는 조국혁신당의 선전이 당내 공천 파동에 잦아든 정권심판론에 불을 당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란 의견도 있다.

한 초선 의원은 "조 대표도 결국 검찰정권의 피해자 아닌가. 전면에 나서면서 국민들 시야에서 잠시 멀어진 윤석열 검찰독재정권이 다시 부각될 것"이라며 "조국혁신당의 지지층은 결국 민주당 지지층이다. 애써 거리를 둘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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