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한때 9,700만 원 터치
두 달 만에 70% 올라
"당장 3월 주의해야…40% 빠질 수도"
중장기적으로는 상승 전망 우세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지원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세가 나오고 있다.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지원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세가 나오고 있다.

[정재원 기자] 비트코인이 1억 원을 목전에 둔 가운데 거품 논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두 달 만에 70% 급등한 만큼 '단기 조정'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르면 이달 중으로 최대 40% 가까이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전날 오후 한때 9,700만 원까지 치솟았다. 지난 4일 사상 최고가(9,150만 원)를 깬 지 하루 만에 6% 뛰며 신고가를 또다시 경신한 것이다. 주간 상승률 기준으로는 20%가 오른 수준이다.

가쁜 속도는 연초 대비 상승률에서도 확인된다. 올해 초 비트코인은 5,700만 원대에서 거래를 시작했다. 두 달 만인 현재 최고가(9,700만 원) 기준으로는 4,000만 원이 올랐다. 상승률로만 70.1%에 달하는 수치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1.03%)와 S&P500지수(7.5%) 상승률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폭이다.

국내 일일 거래량은 3조 원에 육박했다. 국내 5대 원화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에 따르면 전날 하루 원화로 거래된 비트코인 총 거래량은 한때 2조8,00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당일 유가증권시장 거래량 1위인 삼성전자 거래대금(1조5,000억 원)을 두 배 가까이 뛰어넘는 규모다. 투자 열기만으로는 비트코인이 삼성전자를 제친 셈이다.

얼마나 떨어질까…"5,600만 원까지 밀릴 수도"

뜨거워진 열기에 거품론도 앞다퉈 제기된다. 비트코인이 당황스러울 정도로 빠르게 오른 만큼 랠리가 지속되기 어렵다는 평가다. 특히 상승장 고점 신호로 여겨지는 '신규 투자자' 비율이 최근 급증한 점이 거품론을 뒷받침한다.

3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하세가와 유야 비트뱅크 전략가는 고객에게 보낸 서한에서 "비트코인 가격 움직임이 지나치게 빠르고 크다는 점에서 다음 달까지 랠리가 지속될 가능성은 작다"며 "단기적으로는 더 오를 수 있지만, 경계심을 키우기 시작하는 과정에서 하락 전환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맥디 크립토퀀트 분석가는 4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지난주 신규 유입 투자자 비율이 10.62%까지 급증했다"며 "단기 투자자 비율이 높아진 것은 앞으로 가격 변동이 크게 발생되는 중요한 국면에 위치했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조정 시점과 하락 폭에 대한 시나리오는 다양하다. 최악의 경우 당장 이달부터 최대 5,600만 원대까지 떨어질 것이란 비관까지 나왔다. 역사적으로 3월 자체가 가상자산과 같은 위험자산에 유리한 달이 아닌 점도 이를 부추긴다.

우선 월가의 대표 비트코인 강세론자인 마이크 노보그라츠 갤럭시디지털 최고경영자(CEO)는 7,300만 원대까지 밀릴 수 있다고 봤다. 현재 신고가(9,700만 원) 대비 22% 빠진 수치다.

그는 지난 1일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현재 조정장이 도래해도 놀랍지 않은 상황"이라며 "만약 비트코인 조정이 발생한다면 5만 달러 중반(7,345만 원)까지 하락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현재 사이클에서 기관 투자자 레버리지 비율은 낮지만, 개인 투자자 레버리지 비율은 지나치게 높다"며 "일부는 많은 돈을 벌겠지만, 대다수는 시장에서 씻겨 나갈 것(wiped out)"이라고 진단했다.

그간 비트코인 거품 논란을 꾸준히 제기했던 JP모건은 하락폭을 40%까지 내다봤다. JP모건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 채굴 보상이 감소하고 생산 비용이 증가하면 비트코인은 4만2,000달러(5,609만 원)까지 조정받을 수 있다"며 "오는 4월 이후 투자자 환희가 진정되고 가라앉으면 해당 가격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데이비드 듀옹 코인베이스 연구 책임자는 "역사적으로 3월이 위험자산에 유리한 달은 아니었다"며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가상자산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3월에는 세금 납부를 위해 차익실현에 나서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정 이후 대응은?…"결국 오를 것"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결국 오를 것'이라는 데 대부분 동의하고 있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로부터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는 상황에서 반감기가 40여 일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수요가 폭발하는데 공급이 줄면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다. 과거 세 번의 반감기마다 비트코인 가격은 크게 올랐다.

가상자산 대출 플랫폼 넥소(Nexo)의 안토니 트렌체프 공동창립자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CNBC와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에 대한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고 있다"며 "매일 비트코인 900여 개가 생산되지만, ETF는 1만~1만1,000개의 비트코인을 빨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곧 30% 정도의 조정이 발생할 순 있다. 하지만 연말까지 비트코인이 10만 달러(1억3,335만 원)에 도달한다는 생각을 고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맥디 분석가 역시 "(가상자산 시장) 과열로 인해 조정은 20~30%까지 발생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조정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12만 달러(1억6,002만 원) 근처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조정 이후에도 상승 관점으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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