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안철수 분당갑 후보, 김은혜 분당을 후보가 8일 오후 경기 성남시 금호행복시장을 찾아 누룽지를 사고 있다. (공동취재)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안철수 분당갑 후보, 김은혜 분당을 후보가 8일 오후 경기 성남시 금호행복시장을 찾아 누룽지를 사고 있다. (공동취재)

[심일보 기자] 4·10 총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논란에 따른 반사이익을 기대하며 22대 총선 승리를 위한 총력전을 예고하고 있다.

서울은 정치 성향이 일관성을 띠기보다 현안에 따라 달라져 여론의 흐름이 선거 결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곳으로, 서울 지역 총선 결과가 전체 성적표를 좌우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연합뉴스와 연합뉴스TV가 여론조사 업체 메트릭스에 의뢰해 지난 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례 여론조사에서 서울의 경우 '내일 총선이라면 국민의힘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은 31%, '민주당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은 24%를 각각 기록했다. 

전날 발표된 갤럽 여론조사에서는 서울 지역 국민의힘 정당지지도는 45%, 24%를 얻은 민주당을 21%포인트 차로 앞섰다. 지난주 조사보다 격차가 더 커졌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지난 총선에서 서울에서만 41석을 휩쓸었던 민주당은 이같은 흐름에 위기감에 휩싸인 반면 국민의힘은 '한동훈 비대위' 출범과 민주당 공천 갈등에 따른 '야당 심판론' 부각으로 민심이 변하고 있다는 기대감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국민이힘은 지난해 12월만해도 서울 우세 지역이 6곳에 불과하다는 자체 분석 보고서를 낸 바 있다.

9일 서울에서 선거운동 중인 국힘 한 후보는 "민주당 공천 논란으로 다소 반사이익을 얻지 않을까 생각되지만 방심하면 안 된다"며 "바닥 민심은 아직 차갑다"고 전했다. 또다른 의원도 "한동훈 효과 플러스(+) 이재명 효과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이 대표의 사천 논란에 대해 분노하는 민심이 꽤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당 열세 지역과 수도권에서 뛰고 있는 후보자들의 판세 전망은 달랐다. 이들은 현재의 당 지지율은 조국혁신당 창당에 따른 착시효과이고, 총선을 코앞에 두고 '막말 논란' 등 악재가 터질 경우 판세가 언제든 뒤집힐 수 있어 "방심은 금물"이라며 신중한 모습이다.

당 지도부도 구체적인 선거 판세 언급을 자제하며 후보자들에 대한 '입단속'에 나섰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지난 5일 'MBN 뉴스 7'에 출연해 총선 예상 의석수를 묻자 "아직 저희가 많이 어렵다. 수도권에서 조금 더 힘을 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숫자로 의석수를 말씀드릴 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오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양천구갑에 출마하는 황희 후보와 함께 서울 목동깨비시장을 방문해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오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양천구갑에 출마하는 황희 후보와 함께 서울 목동깨비시장을 방문해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

서울 48석...주목받는 '빅매치' 4곳

8일 현재 서울 48개 지역구 중 여야 후보 윤곽이 드러난 곳은 총 40곳이다. 이날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중 가장 주목받는 지역으로는 동작을, 마포갑·을, 영등포갑 등 4곳이 우선 꼽힌다.

동작을은 21대 총선 패배를 설욕하고 5선 고지에 오르려는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과 2022년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하다 징계받은 민주당 류삼영 전 총경이 맞붙는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컷오프'된 마포갑에는 시대전환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국민의힘 조정훈 의원,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다 정계에 입문해 민주당 공천을 받은 이지은 전 총경이 맞붙어 '영입 인재' 간 대결 구도가 짜였다.

민주당의 전통적인 강세 지역인 마포을은 운동권 후보 간 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86 운동권' 출신 민주당 3선 정청래 의원과 미국문화원 점거 사건을 주도했던 전향 운동권 인사인 국민의힘 함운경 후보가 맞붙는다. 정의당 장혜영 의원도 마포을에 출사표를 냈다.

영등포갑은 민주당을 탈당한 뒤 국민의힘 소속으로 4선에 도전하는 국회부의장 출신의 김영주 의원, 민주당 채현일 전 영등포구청장이 격돌한다. 여기에다 국민의힘 비례대표 의원직을 던지고 개혁신당에 합류한 허은아 수석대변인까지 3파전을 벌인다.

전·현직 의원들이 대결하는 곳도 적지 않다.

중·성동갑에서는 경제전문가로 21대 때 서초갑에서 배지를 달았던 국민의힘 윤희숙 전 의원과 문재인 정부에서 국민권익위원장을 지낸 민주당 전현희 전 의원이 맞붙는다.

윤 전 의원은 부친이 세종시에 논을 사들인 뒤 직접 농사를 짓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대선 국면에서 당에 부담을 줄 수 없다며 곧바로 의원직을 사퇴했는데, 이때 조사 결과를 내놓은 인물이 당시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이라 둘 사이에 악연이 있다.

광진을에서는 재선 경력의 국민의힘 오신환 전 의원, 친문(친문재인)계인 민주당 현역 고민정 의원이 승부를 펼친다. 지난 총선에선 오세훈 서울시장이 고 의원과 맞붙어 패했는데, 오 전 의원이 과거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내며 오 시장과 호흡을 맞췄다는 점에서 이번 광진을 대결은 '리턴 매치'의 성격도 지닌다.

중·성동을은 양당 모두 경선이 진행 중이다. 국민의힘은 하태경 의원과 이혜훈·이영 전 의원이, 민주당은 현역 박성준 의원과 정호준 전 의원이 각각 경선한다.

동대문갑에서는 경기 포천·연천·가평에서 3선을 지낸 국민의힘 김영우 전 의원과 이 지역 4선 현역인 민주당 안규백 의원이, 동대문을에서는 국민의힘 김경진 전 의원과 민주당 현역 장경태 의원이 각각 진검승부를 벌인다. 도봉을에서도 국민의힘 김선동 전 의원, 민주당 현역 오기형 의원이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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