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서울 중구 유관순기념관에서 열린 제105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4.03.01.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서울 중구 유관순기념관에서 열린 제105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4.03.01.

[심일보 대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운명의 날'이 30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 대표와 한 위원장 모두 4·10 총선에서 승리하면 유력한 대선 후보로 발돋움할 전망이다. 반면 총선 패배시 대선 후보 위상에 균열이 생기는 것은 물론 당내 반대파의 거센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갤럽은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장래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는지 조사한 결과 한 위원장은 24%, 이 대표는 23%를 각각 차지했다.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한 위원장이 거론된 2022년 6월 2주차 이후 오차범위 내 일지라도 이 대표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의힘과 민주당 지지율은 양당이 공천에 착수한 이후 요동치고 있고 있다.  '정권 심판론'을 등에 엎은 민주당이 당초 각종 여론조사 우위를 기반으로 과반 승리를 자신했지만 공천 과정에서 '비명횡사' 논란 이후 당내에서 1당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한동훈 위원장 등판 이후 지지율이 점차 상승하고 있다. 당내에서는 서울을 중심으로 분위기가 반전했다는 희망 섞인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역 불패', '탄핵의 강', '3무(희생·개혁·감동) 공천' 논란에도 시스템 공천은 검사·낙하산 공천 우려를 해소하는데 성공한 모양새다.

한국갤럽의 조사에서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37%, 민주당 31%로 집계됐다. 직전 조사(지난달 27일~29일)와 비교하면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 각각 3%포인트, 2%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이재명 대표와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지지도도 좁혀지고 있다. 전국 선거를 지휘해야 하는 이 대표에게는 원 전 장관의 추격이 자신을 지역에 묶어두는 일종의 족쇄가 될 수도 있다.

한국갤럽이 뉴스1 의뢰로 지난 7일 인천 계양을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4명으로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내일이 선거일이라면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45%가 이 대표라고 답했고, 원 전 장관은 41%로 뒤를 이었다.

기사와 관련된 한국캘럽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조사는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 표본을 상대로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4.4%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한동훈·이재명 '정조 논란'

경기 수원정에 출마하는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위 부위원장은 3년 전 유튜브 방송에서 이재명 대표 생가(生家)를 방문한 사실을 밝히며 “태어난 자리 앞에 200년이 넘은 큰 소나무가 있는데, 그 소나무 기운이 이 후보(이 대표)에게 간 것 아닌가”라고 말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됐다. 

공교롭게 한 위원장도 지난 6일 수원 상인회장에게서 “왕이 되시면, 정조대왕처럼 상인들을 위한, 백성들을 위한 정책을 펴면 어떨까”라는 말을 들었다. 한 위원장이 이날 찾은 수원남문시장이 정조가 만든 시장이라는 설명 끝에 나온 말이다. 한 위원장도 바로 취재진에게 “분위기 이상한데, 이런 거 쓰지 마세요”라고 했을 만큼 어이없는 상황이 연출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2021년 10월 1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 5차 토론회에서 손바닥에 ‘임금 왕(王)’ 자가 적힌 상태로 참석해 도마에 올랐다. 다른 후보 캠프는 일제히 ‘부적 선거’라며 비판을 쏟아냈고, 여권은 ‘최순실이 떠오른다’면서 윤 전 총장에 집중포화를 가했다.

당시 윤 전 총장 측은 “근처에 사는 노인이 토론회 날(10월 1일) 만나 적어준 것”이라면서 “이전 토론회에선 (손바닥에 ‘王’ 자가)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이두아 윤석열 캠프 대변인은 “후보 손금을 따라 그은 것인데 처음에 물티슈로 닦았지만 지워지지 않았고, 알코올 성분이 있는 세정제로 다시 닦아도 지워지지 않았다”고 했다.

일회성 해프닝으로 일단락될 것으로 보였던 ‘王 자 논란’은 시간이 지나면서 더 커졌다. 캠프 해명과 달리 3~4차 토론회에서도 윤 전 총장 왼 손바닥에 이 한자를 쓴 것으로 보이는 사진들이 나오면서다.

윤희석 윤석열 캠프 대변인은 “윤 후보와 같은 동네 사는 연세 높은 지지자 한 분이 토론회를 할 때마다 써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역사의 아이러니이지만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통령이 됐다. 공교롭게 소환된 '정조대왕 논란'을 보면서 '누가 왕이 될 상인가?'라는 생각을 잠시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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